지난 9일 용산경찰서에서 임현규 서장이 국민의힘 '이태원 사고조사 및 안전대책 특별위원회' 의원들을 만나고 있다. 연합뉴스
이태원 참사 이후 대기발령된 이임재 총경을 대신해 용산경찰서장으로 부임한 임현규 총경이 “내부의 문제는 우리 내부에서 논의하자”며 내부 단속에 나섰다.
14일 경찰 내부망 ‘폴넷’을 보면, 전날 오전 임 서장 명의로 ‘용산경찰서장이 용산경찰 가족 여러분들에게 드리는 글입니다’라는 제목의 글이 게재됐다. 이 글에서 임 서장은 “우리의 문제가 우리끼리 제대로 얘기도 되기 전에 외부에서 먼저 공론화되는 것은 나와 우리 모두를 위해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며 “우리 내부의 문제는 우리 내부에서 논의되고 해결되도록 하자”고 밝혔다.
이태원 참사 후 서장이 교체된 데 이어 ‘보고서 삭제 의혹’으로 수사를 받던 정보계장이 스스로 목숨을 끊는 등 용산경찰서 내의 뒤숭숭한 분위기를 다잡는 차원에서 이런 글을 적은 것으로 풀이된다.
임 서장은 “시간이 가면서 조금씩 상황이 정리되고 안정을 찾아가는 것을 보며 다행스럽게 생각하던 시점에 함께 일하던 동료가 운명을 달리하는 청천벽력 같은 일이 발생해 하늘이 무너지는 아픔을 느낀다”며 “고인의 명예가 훼손되지 않게 정당한 평가와 예우를 받을 수 있도록 필요한 모든 조치를 하도록 하겠다”고 적었다.
그러면서도 임 서장은 “아쉬움과 슬픔에 머물러 있을 수만은 없다. 각자의 자리에서 각자의 역할에 최선을 다하고 서로 돕고 의지하며 이 위기를 극복하고 앞으로는 이러한 일들이 우리 곁에서 일어나지 않도록 해야 한다”며 “누구 할 것 없이 모두가 힘든 이 시기에 서로 배려하고 돕는 분위기를 만들고 나 혼자나 내 부서만이 아닌 모두가 함께 사는 방향으로 나아가자”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임 서장은 “우리는 반드시 이 상황을 극복하고 우리의 역량과 성과를 인정받으면서 분위기 좋은 용산경찰을 다시 만들어 갈 것”이라며 “그 길에 저부터 책임을 피하지 않고 당당히 나아가겠다. 여러분의 적극적이고 진정한 동참을 호소한다”고 했다.
곽진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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