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사회 사회일반

[현장] 3년째 시험장 단체응원 없지만…수험생들 응원합니다

등록 2022-11-17 11:15수정 2022-11-17 16:45

2023학년도 수능 50만8030명 응시
학생 “코로나 이미 걸려 걱정 덜해”
재수생 학부모 “이번엔 꼭 대학 가야”
자원봉사자 “부모 마음으로 간식 준비”
2023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실시된 17일 오전 서울 중구 정동 이화여자외국어고등학교 마련된 시험장에서 한 수험생이 입실 전 어머니를 안아 주고 있다 . 김명진 기자 littleprince@hani.co.kr
2023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실시된 17일 오전 서울 중구 정동 이화여자외국어고등학교 마련된 시험장에서 한 수험생이 입실 전 어머니를 안아 주고 있다 . 김명진 기자 littleprince@hani.co.kr

“(딸이) 아는 것 잘 풀었으면 좋겠고, 원하는 학교 갈 수 있을 만큼의 성적이 나왔으면 좋겠어요.”

“수험표 안 가져온 거 아냐?”라는 딸의 장난에 잠시 가슴을 쓸어내렸던 김은실(46)씨는 뒤도 돌아보지 않고 떠나는 자녀의 뒷모습에 눈을 떼지 못하며 “딸보다 제가 더 긴장한 것 같다”고 했다. 김씨는 딸이 시험장에 들어간 뒤에도 그 자리에 남아 중학교 3학년인 아들과 함께 애틋한 표정으로 딸을 응원했다.

코로나19로 3년째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에서 시험장 앞 단체 응원이 금지된 가운데, 17일 아침 수험생들이 차분한 분위기 속에서 2023학년도 수능을 치르기 위해 시험장으로 발걸음을 향했다. 학부모들은 자녀를 고사장 안으로 들여보내고도 한동안 교문 앞에서 학교를 바라보며 응원하는 모습을 보였다.

간편한 복장으로 시험장을 찾은 수험생들은 코로나19로 인해 수험기간에 고생했다면서도 이미 걸렸던 만큼 시험날을 앞두고 큰 걱정은 없었다며 “한 만큼만 나왔으면 좋겠다”고 했다. 이날 서울 종로구 경복고 앞에서 만난 김아무개(18)군은 “첫 수능이라 많이 떨린다. 6월 모의고사가 끝난 후 코로나에 걸려 일주일 정도 공부를 못하기도 했지만, 그래도 열심히 준비한 만큼 최선의 결과가 나오길 바란다”고 했다. 운동을 하다 늦게 수능을 보게 됐다는 서의진(23)씨는 “너무 긴장하면 실수하니까 ‘이번이 끝이 아니다. 안되면 다른 거 하면 되지’라고 생각하고 있다”며 “수능이 끝나면 알바를 하면서 시간을 가지고 휴식할 예정”이라고 했다.

수험생을 교문 안으로 들여보낸 가족들은 교문 앞에서 애타는 마음을 감추지 않았다. 이날 용산구 선린인터넷고 앞에 만난 이경화(48)씨는 딸이 들어가고 25분이 지난 아침 7시50분까지 정문 앞에서 기다리며 “애가 너무 떨어서 자기 아는 것도 다 못쓸까 봐 걱정스럽다”며 “혹시라도 뭘 안 갖고 왔다고 할 수 있어서 다시 나올까 봐 기다리고 있다. 재수생 딸이 이번엔 꼭 대학을 가야 한다”고 했다. 가족과 함께 재수생 동생을 응원하러 온 이윤서(22)씨는 “3년 전에 제가 수능을 볼 때 동생이 응원을 해줬는데, 동생이 수능을 본다니 걱정된다”며 “수능이 끝나고 동생과 함께 크리스마스 케이크를 만드는 ‘원데이 클래스’를 신청했다”고 말했다.

시험장 착각과 지각생은 올해도 어김 없이 있었다. 서울 혜화경찰서는 서울 종로구 동성고를 서울 중구 성동고로 착각하고 온 학생을 경찰차를 이용해 입실 마감 시간(8시10분) 20여분을 앞두고 성동고로 이동시키고, 입실시간이 이미 지난 아침 8시13분엔 한 학생을 혜화동로터리에서 서울 용산구 배문고로 이동시켰다. 서울 중부경찰서는 입실 시간이 얼마 남지 않은 시간에 신고전화를 받고 관내 지각생을 청담고까지 태워 이동시켰다. 경찰은 이날 아침 전국적으로 수험생을 시험장까지 태워준 건만 209건, 수험표 찾기 지원 12건 등 모두 245건의 편의를 제공했다고 밝혔다.

수험생 후배들의 단체 응원이 금지됐지만, 고사장 인근에서는 차나 간식을 제공하는 봉사자들 모습도 보였다. 이날 경복고 앞에서 간식 봉사를 하던 서수련 새사람교회 전도사는 “교회 여성도회에서 부모의 마음으로 20년째 학생들을 위해 차, 우유, 커피 등 간식을 제공하는 봉사를 하고 있다”며 “코로나 이전엔 경복고 후배들이 전날 저녁 8시부터 응원을 하곤 했는데, 최근엔 그런 응원이 금지된 탓에 대신 수험생들을 응원한다는 생각도 든다”고 했다.

이날 수능은 아침 8시40분부터 전국 84개 시험지구 1370여개 시험장에서 일제히 시작됐다. 2400명가량의 확진 수험생은 전국 110곳에 마련된 별도 시험장과 25개 병원 시험장에서 수능을 치른다. 확진 수험생에게 수능 당일 별도 시험장으로 외출이 허용된 것은 올해가 처음이다. 지난해까지 확진자는 병원이나 생활치료센터에 입소해 시험을 보고, 자가격리 중인 밀접접촉자만 별도 시험장으로 외출이 허용됐다.

17일 입실시간인 아침 8시10분이 되자 서울 용산구 선린인터넷고등학교의 교문이 닫히고 있다. 서혜미 기자
17일 입실시간인 아침 8시10분이 되자 서울 용산구 선린인터넷고등학교의 교문이 닫히고 있다. 서혜미 기자

고병찬 기자 kick@hani.co.kr 서혜미 기자 ham@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사회 많이 보는 기사

비상계엄 전 국무회의 열렸나?…장관들 참석 여부 함구 1.

비상계엄 전 국무회의 열렸나?…장관들 참석 여부 함구

[단독] ‘충암파’ 이상민, 어제 오후 울산 회의 중 급히 서울행 2.

[단독] ‘충암파’ 이상민, 어제 오후 울산 회의 중 급히 서울행

조선 “계엄은 자해” 중앙 “자폭” 동아 “괴물”…보수신문도 경악 3.

조선 “계엄은 자해” 중앙 “자폭” 동아 “괴물”…보수신문도 경악

[단독] 검찰 내부망에 “계엄, 직접수사 범위인 직권남용죄” 4.

[단독] 검찰 내부망에 “계엄, 직접수사 범위인 직권남용죄”

류혁 법무부 감찰관, 계엄 반발 사의…“윤 대통령, 내란죄 해당” 5.

류혁 법무부 감찰관, 계엄 반발 사의…“윤 대통령, 내란죄 해당”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