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수본, 전 용산서장 영장 곧 재신청…‘허위공문서 작성’ 혐의 더할 듯

특수본 언론 브리핑

11월24일 오전 이태원 참사를 수사 중인 서울 마포구 이태원 사고 특별수사본부(특수본)에서 취재진이 대기하고 있다. 연합뉴스

경찰청 특별수사본부(특수본)가 한 차례 기각된 이임재 전 용산경찰서장 등 경찰 2명에 대한 구속영장을 재신청한다고 밝혔다. 특히 이 전 서장에 대해선 기존 업무상과실치사상 혐의에다 허위 상황보고서를 작성한 혐의를 추가해 영장을 재신청할 가능성이 크다.

7일 김동욱 특수본 대변인은 언론 브리핑에서 “이 전 서장과 송병주 전 용산서 112상황실장에 대한 구속영장 기각 사유를 분석했으며, 업무상과실치사상죄 법리에 대한 논리 구성을 보다 세밀하게 가다듬는 등 주요 피의자들에 대한 보강수사를 진행하고 있다”며 “기각된 구속영장 재신청 및 타 기관 주요 피의자들에 대한 구속영장 신청 등 절차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특수본은 이날 오후 참사 당시 상황관리관 당직근무를 했던 류미진 총경도 세 번째로 불러 조사할 예정이다. 행정안전부와 서울시 및 용산경찰서 소속 직원에 대한 참고인 조사도 이뤄진다.

이 전 서장의 경우 대통령실까지 보고된 경찰 상황보고서에 조치사항을 허위 기재한 의혹과 관련해 허위공문서작성 혐의가 추가로 적용될 전망이다. 김 대변인은 “상황보고서 작성은 (일선) 직원이 했지만, 작성 뒤 이 전 서장 본인이 검토했다면 공범이 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한다”고 밝혔다.

전날 윤건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경찰청에서 받은 자료를 보면, 참사 발생 이튿날인 10월30일 새벽 1시8분 경찰이 대통령실에 보낸 ‘상황보고 2보’에는 1보에는 없었던 ‘22:17 경찰서장 현장도착, 안전사고 예방 등 현장지휘’ 내용이 기재됐다. 하지만 같은날 저녁 9시22분에 작성된 상황보고 12보에는 시간이 밤 10시18분으로 수정되고, ‘경찰서장 현장도착’ 문구는 ‘경찰서장 무전 지시’로 수정됐다. 그러나 이 전 서장이 참사 당일 이태원 파출소에 실제로 도착한 시간은 밤 11시5분으로, 상황보고에 기재된 시각보다 45분 늦어 허위 보고를 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특수본은 해당 보고서를 최초로 작성한 직원도 불러 조사할 예정이다.

특수본은 보강수사를 마치는대로 이 전 서장과 송 전 실장에 대한 영장을 재신청할 예정이다. 지난 5일 서울서부지법은 증거인멸 및 도주 우려가 없고, 방어권 보장이 필요하다는 이유로 이들의 영장을 발부하지 않았다. 이에 윗선을 향한 수사 동력도 약해질 거란 우려도 나왔는데, 김 대변인은 이날 “피의자 구속은 수사 과정 중 하나의 절차일 뿐 구속 여부에 따라 수사 성패가 좌우된다고 보진 않는다”고 밝혔다.

김 대변인은 “그간 수사를 통해 각 기관의 안전대책 수립과 사전·사후 조처 전반에 대한 사실관계 확인 및 이를 뒷받침할 진술 증거 등은 폭넓게 확보했다”며 “법원의 영장 기각 사유를 보면 혐의 소명에 대한 직접적 언급은 없고, 과실범 특성상 피의자 방어권이 충분히 보장되어야 한다는 취지로 이해하고 있다”고도 했다. 고의범과 달리 과실범은 범행을 부인할 경우 피의자의 과실과 사고 결과 사이의 인과관계 등을 입증하는 것이 쉽지 않고, 방어권 보장도 더 필요하다는 것이다.

특수본은 앞서 박희영 용산구청장과 최성범 용산소방서장 등에 대한 영장 신청 계획도 밝혔지만 보강 수사가 진행되면서 일정도 늦어지고 있다. 김 대변인은 “수사 일정은 다소 지연되는 부분이 있지만 최대한 신속하게 수사할 것”이라고 했다.

장예지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