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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심각하게 지연되면 무정차”…서울시 방침대로 지하철 ‘통과’?

등록 2022-12-12 19:26수정 2022-12-13 10:46

전장연 “이미 장애인 권리 무정차 상태”
12일 서울지하철 4호선 삼각지역에서 사당역까지 이어진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의 제146차 출근길 선전전. 이날 아침 지하철에 탑승한 전장연 박경석 상임공동대표가 장애인권리예산의 필요성에 대해 외치고 있다. 장예지 기자 penj@hani.co.kr
12일 서울지하철 4호선 삼각지역에서 사당역까지 이어진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의 제146차 출근길 선전전. 이날 아침 지하철에 탑승한 전장연 박경석 상임공동대표가 장애인권리예산의 필요성에 대해 외치고 있다. 장예지 기자 penj@hani.co.kr

“서울시가 전장연의 지하철 행동에 대해 무정차로 대응한다는 보도를 보면서 변하지 않는 대한민국 사회에 큰 절망감이 다가왔다. 그렇게 (무정차 조처) 하시길 요구드린다. 이미 비장애인만 타고 가는 열차에서 장애인 권리는 무정차 상태였기 때문이다.”

12일 아침 8시 서울지하철 4호선 삼각지역에서 박경석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 상임공동대표는 비통한 듯 말했다. 이날 집회엔 지난 10일 서울시가 밝힌 열차 무정차 통과 방침에 항의하는 목적이 추가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서울시가 밝힌 지하철 무정차는 정작 이뤄지지 않았다. 이날 박 대표를 포함해 휠체어를 탄 전장연 회원 3명과 활동가 10여명이 서울역부터 사당역(8개 역)까지 이동한 선전전에 무정차 통과는 없었다. 막상 무정차 통과를 시행할 경우, 출근시간대 시민들의 불편이 오히려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이날 오후 서울시는 서울교통공사, 서울경찰청과 무정차 관련한 회의를 열어 “13일부터 심각하게 열차가 지연되면 무정차 통과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서울시는 ‘심각한 지연 기준’이 무엇이 될지는 현장 판단에 맡기기 위해 특정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앞서 10일 서울시는 전장연이 시위를 벌이는 지하철역에서 운행 지연이 우려될 경우 열차를 무정차 하기로 했다고 밝힌 바 있다.

12일 서울 지하철 4호선 삼각지역에서 사당역까지 이어진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의 제146차 출근길 선전전. 안전발판을 깐 지하철 안으로 전장연 회원들이 탑승하고 있다. 장예지 기자
12일 서울 지하철 4호선 삼각지역에서 사당역까지 이어진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의 제146차 출근길 선전전. 안전발판을 깐 지하철 안으로 전장연 회원들이 탑승하고 있다. 장예지 기자

그러나 서울시가 장애인 시위의 불법성을 강조하려다 도리어 시가 시민들의 불만을 살 수 있다는 점에서 앞으로도 ‘무정차 통과’를 시행하는 것은 만만치 않을 전망이다. 당장 삼각지역에서 무정차 통과를 할 경우 용산 대통령실 및 인근 대기업 직원들부터 피해를 보는 상황이 발생한다. 지하철 4호선으로 출근하는 최아무개(31)씨는 “시민에게 불편함을 일으키는 것도 (이동권) 시위의 취지 중 하나인데 서울시 조처는 불편함만 가중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날 출근길 시위에는 전장연과 시민들 사이에 큰 충돌은 없었으나, 공사 직원들과 언쟁은 벌어졌다. 서울역과 사당역에서 회원들이 타고 내리기를 반복할 때마다 공사 쪽 직원들은 “열차를 지연시키지 말라”며 탑승을 재촉했다. 한 직원은 “예산 (이야기는) 다른 데 가서 하세요. 국회에서 하시고 지하철에선 하지 마세요”라고 말하기도 했다. 박 대표는 “240번 넘는 선전전을 공사와 협의하고 직원들이 고생하며 같이 진행했는데, 서울시장이 무정차 하라고 이야기했다고 현장에서 바로 이렇게 대하는 것인가”라며 “1년 내내 외친 장애인 권리에 대한 문제는 다 무정차 하지 않았습니까”라고 소리쳤다.

전장연은 서울시의 대응과 관계없이 15일 국회 본회의 예산안에 장애인권리예산이 반영될 때까지 출근길 시위를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박 대표는 “예산안 통과 결과를 본 뒤 2023년 1월2일 출근길 지하철을 탈지 고민하겠다. 그 지하철을 타지 않도록 대책을 마련해달라”고 말했다.

12일 서울 지하철 4호선 삼각지역에서 사당역까지 이어진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의 제146차 출근길 선전전에서 서울교통공사 직원과 휠체어에 탄 박경석 상임공동대표가 잠시 언쟁을 벌이며 대치했다. 서울교통공사 직원들은 승객에게 방해가 된다며 빠른 탑승을 요구했고, 전장연 쪽은 5분 이내 탑승 및 선전전 진행은 그동안 협의되어온 사항이라고 주장했다. 장예지 기자
12일 서울 지하철 4호선 삼각지역에서 사당역까지 이어진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의 제146차 출근길 선전전에서 서울교통공사 직원과 휠체어에 탄 박경석 상임공동대표가 잠시 언쟁을 벌이며 대치했다. 서울교통공사 직원들은 승객에게 방해가 된다며 빠른 탑승을 요구했고, 전장연 쪽은 5분 이내 탑승 및 선전전 진행은 그동안 협의되어온 사항이라고 주장했다. 장예지 기자

장예지 기자 penj@hani.co.kr 곽진산 기자 kj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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