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수본, 이태원파출소 팀장 등 3명 입건…“서울청장 영장 검토”

27일 언론 브리핑

지난 23일 오전 서울 용산구 이태원 참사 현장에서 10.29 이태원 참사 유가족협의회와 이태원 관광특구연합회, 이태원 참사 시민대책회의 활동가들이 희생자들의 온전한 추모를 위한 재단장 작업을 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경찰청 특별수사본부(특수본)가 이태원 참사 직전 112 신고 처리를 소홀히 한 파출소 팀장 등 3명을 피의자로 전환했다.

특수본은 이태원파출소 소속 팀장 2명을 업무상 과실치사상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고 27일 밝혔다. 이들은 참사 당일 112신고 처리 및 종결에 대한 관리·감독을 소홀히 한 혐의를 받고 있다. 지난 2일 경찰청 특별감찰팀은 이들이 현장에 출동하지 않고도 출동한 것처럼 입력하거나 신고자와 통화를 하지 않고 상담·안내했다고 허위로 근무 내용을 입력했다며 특수본에 수사를 의뢰했다. 경찰은 조만간 이들을 피의자로 소환해 구체적인 경위를 파악할 예정이다.

특수본은 해밀톤호텔 별관 1층 주점인 프로스트 대표 ㄱ씨도 건축법 위반 및 도로법 위반 혐의로 입건했다. ㄱ씨는 참사가 일어나기 하루 전날인 지난 10월28일 핼러윈 기간 손님이 몰릴 것으로 보고 가게 앞 대기장소를 만들기 위해 불법 건축물을 설치한 혐의다. 해당 주점은 사고가 발생한 티(T)자 골목에 있다. 특수본은 해당 불법 건축물이 골목 내 밀집도를 높여 인명피해를 키웠는지 여부를 조사하고 있다. ㄱ씨 등을 포함해 지금까지 입건된 피의자는 25명으로 늘었다.

이임재 전 용산경찰서장과 박희영 용산구청장 등 경찰·구청 현장 책임자의 신병을 확보한 만큼, ‘윗선’을 향하는 수사에도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김동욱 특수본 대변인은 이날 언론 브리핑에서 “김광호 서울청장 조사는 현재로선 일단락됐다고 본다”며 “구속영장 신청 여부를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서울시와 행안부 공무원들을 상대로 1차 조사를 마친 특수본은 참고인 조사가 끝나는 대로 윗선에 형사 책임을 물을 수 있을지 살필 계획이다. 김 대변인은 “현재 법령과 규칙, 매뉴얼, 내부 문건 등 객관적 자료와 직원 조사를 토대로 이번 사고와 관련해 행안부와 서울시에 어떠한 주의의무가 있었는지, 해당 주의의무가 제대로 이행됐는지에 대한 법리 판단을 앞으로 진행할 것”이라고 했다.

장나래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