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호화폐, 가상자산, 사이버범죄, 해킹. 게티이미지뱅크
지난 2월 별세한 김정주 넥슨 창업자의 가상자산(암호화폐) 계좌가 해킹돼 85억원 상당의 가상자산이 빼돌려진 사실이 뒤늦게 드러났다. 휴대전화에 꽂는 이동통신사 유심을 불법 복제해 개인정보를 얻어낸 뒤 이런 사기 행각을 벌인 것으로 파악됐다.
서울동부지법 형사12부(재판장 이종채)는 지난달 3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사기) 등의 혐의로 기소된 ㄱ씨에게 징역 6년을 선고했다고 29일 밝혔다.
ㄱ씨를 비롯한 해킹조직 일당은 올해 5월21일부터 30일까지 총 27회에 걸쳐 김 창업자의 가상자산 거래소 코빗 계좌에서 85억1219만7808원 상당의 가상자산을 무단 송금한 혐의를 받는다. 일당은 총책을 필두로 유심 정보 탈취책, 유심 기변책, 통신정보 탈취책, 가상자산 탈취책 등으로 나뉘어 업무를 수행했다. 이중 ㄱ씨는 유심 기변과 통신정보 탈취 역할을 담당했다. 총책은 아직 검거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ㄱ씨는 김 창업자를 비롯한 피해자들의 유심 정보를 복제해 단말기에 삽입한 뒤 각종 누리집 인증 메시지를 가로챈 것으로 드러났다. 이렇게 얻은 통신정보를 가상자산 탈취책 ㄴ씨에게 전달하면, ㄴ씨는 가상자산 거래소 계정에 접속해 송금하는 식으로 가상자산을 빼돌렸다.
ㄱ씨는 올 3월께 가상자산 탈취책 ㄴ씨로부터 ‘가상자산 탈취에 필요한 업비트 계정을 만들어 달라’는 부탁을 받고 범행에 참여했다. 이후 ㄱ씨는 5월21일 김 창업자의 단말기 유심을 전달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ㄱ씨는 이 범행의 대가로 1억1000만원을 받았다. 이 금액은 추징금으로 선고됐다.
코빗 준법감시담당 부서가 김 창업자의 계좌에서 거래가 발생한 것을 ‘이상거래’로 판단해 올해 6월 이 사실을 경찰에 신고하면서 덜미가 잡혔다.
곽진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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