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오전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 지하철 선전전이 열린 서울 4호선 혜화역에서 시민들이 오가고 있다. 연합뉴스
4일 오전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가 오후 중 서울교통공사 쪽과 면담하기로 하고 출근길 지하철에 탑승하지 않은채 충돌 없이 선전전을 마무리했다.
서울교통공사(공사)와 경찰이 사흘째 전장연의 지하철 탑승 선전전에 인력을 동원해 전면 통제 중인 가운데, 전장연은 오후 2시 공사 영업본부장과 면담을 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전장연 회원 10여명은 이날 아침 8시 서울지하철 4호선 혜화역에서 ‘255일차 장애인권리예산입법을 위한 지하철 선전전’을 열고 “지난 이틀간 지하철 승강장에서 공사와 경찰의 합동작전과 ‘무관용’과 ‘무정차’로 두려움을 느꼈다”며 “법에 명시된 시민의 권리를 누리기 위해 계속 행동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이날 선전전은 아침 8시 진행이 예고됐지만, 공사와 경찰은 아침 7시40분께 인력 100여명을 동원해 승강장을 지켰다. 선전전 도중 “지하철에 탑승할 수 있냐”는 박경석 전장연 공동상임대표의 질문에 공사 직원은 “목적지를 정하고 지연행위 없이 한명씩 탑승하면 탑승할 수 있다”고 답했다.
4일 오전 8시20분께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의 ‘255일차 장애인권리예산입법을 위한 지하철 선전전’에서 박경석 전장연 상임공동대표가 ‘퇴거요청’을 하는 서울교통공사 혜화역장의 방송에 고개를 떨구고 있다. 고병찬 기자
이날도 공사는 전장연에 퇴거를 요청하는 방송을 지속하며 “지하철 탑승을 거부할 수 있음”을 알렸다. 그러나 전장연은 이날 오후 2시 공사 영업본부장과의 면담이 예고되어 있다면서 지하철에 탑승하지 않고 오전 9시께 선전전을 마쳤다. 박 대표는 “어제 삼각지역에서 해단식이 끝난 후 공사 관계자로부터 면담을 제의받고 오늘 서울 종로구 동숭동 전장연 사무실에서 만나기로 했다”며 “법원이 ‘지연행위’를 보는 기준을 ‘5분’이라고 정했다는 것을 알리는 등 공사와의 오해를 풀고, 시민들에게 저희의 목소리를 알릴 시간과 공간을 열어달라고 요구할 예정”이라고 했다.
한편, 이날 전장연은 ‘0.8%’만 반영된 장애인 권리예산에 대해 국회와 기획재정부가 대책을 내놓지 않으면 오는 1월22일 ‘제48차 출근길 지하철 탑니다’를 진행하겠다고 예고했다. 해당 시위는 1시간 이상 지하철 운행 지연을 유발한다. 박 대표는 “1월22일은 지난 2001년 서울지하철 4호선 오이도역에서 휠체어 장애인이 리프트를 타다 떨어져 사망한 날”이라며 “기재부가 저희의 요구에 응답하고, 서울시가 폭력적인 관치로 선전전마저 억압하지 않기를 요청하겠다”고 했다.
고병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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