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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고3 마약왕’ 무대는 텔레그램…억대 유통에 성인까지 동원

등록 2023-01-29 09:00수정 2023-01-30 15:24

경찰 마약 집중단속 지난해 역대 최다 검거
텔레그램을 통해 마약류를 판매한 일당이 재배한 대마. 대구경찰청 광역수사대 제공
텔레그램을 통해 마약류를 판매한 일당이 재배한 대마. 대구경찰청 광역수사대 제공

2021년 10월 고등학교 3학년 학생인 동갑내기 친구 3명은 인천의 한 학원에서 만나 ‘마약 판매 사업’ 구상에 들어갔다. 언론과 인터넷 등에서 본 수법을 활용해 ‘텔레그램 채널’로 마약을 판매해 보자는 구상이었다. 학생들은 지난해 5월까지 텔레그램에서 도매가에 구매한 마약에 10배의 웃돈을 붙여 수십명에게 되팔았다.

마약 판매로 이들이 챙긴 이익은 경찰이 파악한 것만 현금 4800만원, 가상자산 3300만원 등 8천만원이 넘는다. 경찰은 범죄수익금과 함께 필로폰 49g과 케타민 227g, 엘에스디(LSD, 혀에 붙이는 종이 형태) 33탭, 엑스터시 140정 등 모두 4억900만원 상당(1만2천명 동시투약분)의 마약을 압수했다. 특히 이 학생들은 경찰 추적을 피하기 위해 성인인 중간 판매책 6명을 모집해 판매 경로에 혼선을 주는 등 치밀하게 마약 수급과 판매를 주도한 것으로 드러났다.

최근 10∼30대 사이에서 인터넷·에스엔에스(SNS) 등 비대면 거래 수단을 통해 마약류를 접하는 것을 넘어 판매까지 손을 뻗치는 경우가 늘고 있다. 경찰청 국가수사본부는 인터넷·에스엔에스를 중심으로 마약류 유통이 크게 늘어나면서 이에 친숙한 10∼30대 젊은 마약사범이 증가하는 경향을 보였다고 29일 밝혔다.

최근 5년간 연령대별 검거 현황을 보면, 2018년 104명이었던 10대 사범이 4년 만인 지난해 294명으로 182.7% 증가하고, 20대 또한 1392명(2018년)에서 4203명(2022년)으로 201.9% 증가했다. 경찰청 관계자는 “최근 인터넷과 에스엔에스 등에 익숙한 20·30대 젊은 층 마약류 사범이 증가하는 한편, 10대 마약류 사범 또한 꾸준히 검거되고 있다”며 “최근에는 단순 호기심에 의한 투약을 넘어 유통까지 가담하는 것을 확인했다”고 했다.

텔레그램을 통해 마약류를 판매한 일당이 사용한 휴대전화. 대구경찰청 광역수사대 제공
텔레그램을 통해 마약류를 판매한 일당이 사용한 휴대전화. 대구경찰청 광역수사대 제공

지난해 마약류 사범 검거 인원은 역대 최다 규모였다. 경찰청은 지난해 8월부터 12월까지 ‘마약류 사범 집중 단속’을 벌여 5702명을 검거하고 이 가운데 791명을 구속했다. 이는 2021년 같은 기간 검거 인원(4125명)에 견줘 1577명(38.2%)이 늘어난 결과다. 지난 1년간 총 검거 인원 역시 1만2387명으로 2021년(1만626명)에 견줘 16.6% 증가하며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경로별로 보면 경찰은 이번 단속에서 클럽·유흥업소(337명) 인터넷·SNS(1495명) 외국인 밀집 지역(866명) 등을 중심으로 마약류 사범을 검거하고, 다크웹·가상자산을 이용한 마약류 사범 533명도 검거했다. 단속 기간 경찰은 필로폰 16.7㎏, 대마초 24.4㎏ 등 대량의 마약류와 범죄수익금 5억2000만원을 압수했다.

이주만 경찰청 마약범죄수사계장은 “갈수록 지능화되는 범죄 수법에 효율적으로 대처하기 위해 다크웹·가상자산 전문수사팀을 전국 시·도경찰청에 확대 운영하는 등 전문성을 높일 예정”이라며 “근본적인 마약류 범죄 근절을 위해 관계기관과 협력해 재활치료·사후지원 등도 논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고병찬 기자 kic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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