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가 해제된 첫날인 30일 오전 경기도 이천시 신둔면 한국도예고등학교에서 학생들이 쉬는 시간에 환하게 웃으며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아직 벗는 건 감염될까 봐 우려돼요.” “이제야 정상으로 돌아온 것 같아요.”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 해제 첫날인 30일 대부분의 시민은 감염 우려 등을 이유로 여전히 마스크를 쓴 모습이었다. 일부 시민들은 마스크 착용 의무 해제를 시작으로 ‘일상 회복’에 대한 기대감을 내비치기도 했다.
이날 오전 서울 동대문 일대 한 쇼핑몰을 찾은 손님들과 직원들 대부분은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었다. 마스크를 쓰고 쇼핑을 하던 김영훈(33)씨는 “마스크 착용 의무가 해제된 건 알고 있었지만, 감염이 우려돼 실내에서는 계속 쓰려고 한다”고 말했다. 쇼핑몰에 입점한 한 신발 매장 입구에는 ‘마스크 착용 꼭 부탁드립니다’라는 안내문이 여전히 붙어있기도 했다. 매장 직원은 “매장 차원에서 따로 안내문을 치우라고 공지가 내려온 건 없다”고 말했다.
인근 한 카페에서 마스크를 쓴 채 음료를 주문하던 박진희(29)씨도 “여전히 감염이 우려돼 앞으로 카페 안에서 이동할 때나 주문할 때는 마스크를 쓸 것 같다. 음료 가지고 자리에 앉으면 그때부터 마스크를 벗으려고 한다”고 했다.
실내마스크 착용 의무가 '권고'로 전환된 30일 오전 서울 5호선 광화문역 대합실에서 마스크를 착용한 시민들이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날 출근길 지하철이나 버스 등 대중교통을 이용하던 시민들도 마스크를 쓰지 않아도 되는 승강장이나 버스 정류장에서 대부분 마스크를 벗지 않은 모습이었다. 직장인 김아무개(54)씨는 “출근길 지하철에서 다 쓰고 있어서 ‘노마스크’를 직접 느끼진 못했는데, 출근해보니 사무실에서 30% 정도가 마스크를 벗고 있었다. 아직 코로나에 안 걸려서 그런지 누가 기침만 해도 무서워서 계속 마스크를 쓰려고 한다”고 말했다.
실내마스크 착용이 의무에서 권고로 바뀐 30일 오후 서울 시내 한 헬스장에서 이용객들이 마스크를 벗고 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영화관·사우나·서점 등 다중이용시설에서 만난 일부 시민들은 일상 회복에 대한 기대감을 내비치는 한편, 정부의 해제 기준을 두고 “헷갈린다”는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서울 종로구 교보문고 광화문점에서 만난 이유미(44)씨는 “마스크를 벗으니까 너무 편하고 좋다. 원래 이게 정상이지 않느냐”며 “다만 대중교통 내릴 때 탈 때 쓰고 벗는 건 아닌 것 같다. 아예 풀 거면 다 푸는 게 낫지 않나. 백신도 많이 맞았고, 고위험군은 일부 강하게 권고하니 일반 시민들에게까지 (마스크 착용을) 강제하는 건 시기가 지난 것 같다”고 했다.
마포구의 한 찜질방을 찾은 권아무개(23)씨는 “평소 찜질방을 좋아하는데 마스크를 껴야 해서 꺼려졌었는데, 이젠 안 써도 돼서 찜질방 더 자주 올 것 같다”고 했다. 성북구의 한 대형영화관을 찾은 이지원(24)씨 또한 “그동안 영화 보는 내내 마스크를 써야 해서 불편했는데 벗을 수 있어서 좋은 것 같다. 특히 팝콘 같은 음식 먹으면서 영화 보면 먹을 때 벗고 쓰고 해야 해서 불편했는데 이젠 안 그래도 돼서 편하다. 다만 영화관도 대중교통과 마찬가지로 밀폐된 공간인데 감염이 우려되는 건 있다”고 했다.
박지영 기자
jyp@hani.co.kr 채윤태 기자
chai@hani.co.kr 고병찬 기자
kick@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