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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이재명 배임 ‘고의’ 입증 가능? 승부처는 결국 ‘428억 약정’

등록 2023-02-19 17:02수정 2023-02-20 02:45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15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강창광 선임기자 chang@hani.co.kr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15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강창광 선임기자 chang@hani.co.kr

검찰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구속영장을 청구하면서 적시한 가장 주된 혐의는 배임이다. 배임은 재판 과정에서 가장 치열한 법리 다툼이 벌어지는 혐의여서, 법조계에서는 ‘428억원 배당이익 약정’ 의혹의 규명 여부 등에 따라 혐의 입증의 성패가 갈릴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19일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3부(부장 강백신)가 작성한 이 대표의 구속영장 청구서를 보면, 검찰은 성남 주민들의 권한을 위임받아 업무를 수행했던 이 대표가 성남도시개발공사의 기여도에 맞지 않는 이익배분약정을 통해 대장동 민간사업자에게 4895억원의 이익을 돌려 공사에도 같은 금액의 손실을 입혔다고 배임 혐의의 얼개를 구성했다.

법조계에서는 우선 이 대표의 배임의 고의를 입증할 수 있을지에 대해 견해가 엇갈린다. 대법원은 ‘배임의 동기’를 파악해 범행의 고의 여부를 따지는데, 검찰은 이 대표의 구속영장 청구서에서 이 대표의 배임 동기를 ‘정치적 이익’ 등으로 규정했다. 정치인으로서 임기 안에 ‘성남1공단 공원화’ 등 공약 이행이 시급했기 때문에, 대장동 민간사업자들의 요구를 그대로 수용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성남1공단 공원화 등 사업은 그 자체로 성남시민들에게 대한 이익이라는 판결도 있다. 앞서 대법원은 이 대표가 경기도지사 선거 당시 “대장동 사업으로 5503억원을 공익 환수했다”고 언급한 것이 거짓말이라며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사안에서 성남1공단 공원화(2561억원) 사업과 서판교터널 공사(1120억원) 등을 성남시가 얻은 이익이라고 인정한 바 있다. 이들 사업으로 대장동 개발 공약을 이행하려했다는 ‘정치적 이익’ 등 배임의 동기로만 파악한 검찰과는 다른 시각이다.

이에 검찰이 ‘추가 수사 필요성’을 언급하며 이 대표의 혐의에서 뺀 ‘428억원 약정 의혹’ 규명이 관건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확실한 금전적 이익을 약속받았다는 입증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앞서 서울중앙지검은 화천대유자산관리 대주주 김만배씨를 통해 천화동인 1호 지분의 절반인 428억원을 이 대표 쪽이 약속 받은 것으로 보고 이에 대해서도 조사를 이어왔다. 그러나 김씨가 “천화동인 1호 배당금은 모두 내 것”이라는 입장을 유지하면서, 이번 구속영장 청구에 혐의를 적용하지 못했다.

한 수도권 검찰청의 부장검사는 “‘428억원 약정 의혹’이 빠져 배임 동기의 설득력이 떨어지는 건 사실이다. ‘정치적 동기’만으로 법원에 배임 혐의를 입증하기 쉽지 않을 수 있다”며 “해당 의혹에 연루된 김만배씨 ‘입’이 더욱 중요해졌다”고 말했다.

검사장 출신인 한 변호사는 “‘경제적 이익’이 동기면 완벽한 구조가 되지만 이 대표 본인이 아니라 다른 사람이 경제적 이익을 얻어도 혐의가 인정될 수 있다”며 “결국 검찰이 영장에 밝힌 내용을 얼마나 구체성있게 입증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검찰의 배임 금액 산정이 적절하지 않다는 의견도 있다. 검찰은 공사 쪽 이익을 보장하는 참여자에 높은 점수를 주자는 ‘대장동 사업 공모지침 검토의견서’ 의견에 따라 배임액을 산정한 것으로 보인다. 검토의견서에는 공사에 개발이익 70% 이상을 배당하는 사업자에 만점을 주는 배점 산정 방안이 예시로 들어있다. 이 기준에 따라 전체 개발이익의 70%를 공사가 얻을 경우, 확정이익(1830억원)보다 4895억원을 더 받을 수 있었다는 계산이 나온다.

다만 평가 방식에 예시로 든 ‘최고점 기준’을 공사가 확보할 수 있었던 정상 이익으로 볼 수 있는지 의문이라는 것이다. 한 검찰 간부는 “공사 내부에서 나온 검토 의견을 근거로 배임액을 산정하는 게 적절해 보이지 않는다. 재판 과정에서 입증이 될지도 의문”이라고 말했다.

전광준 기자 light@hani.co.kr 강재구 기자 j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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