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다큐멘터리 <나는 신이다: 신이 배신한 사람들> 포스터. 맨 왼쪽 상단이 정명석 총재. 넷플릭스 제공
“동아리가 ‘도란도란’이었어요. 겉으로는 응원단의 모습을 했었죠.”
대구대학교 96학번 신아무개(45)씨는 대학 시절 동아리의 형태로 접했던 제이엠에스(JMS·기독복음선교회)를 떠올리며 이렇게 말했다. 신씨는 10일 <한겨레>와 통화에서 “제이엠에스 신도들과 몸싸움했던 기억이 생생하다”고 했다.
최근 공개한 넷플릭스 다큐멘터리 <나는 신이다:신이 배신한 사람들>이 화제를 모으면서 제이엠에스의 포교 방식을 경험했던 이들의 경험담이 이어지고 있다.
신씨는 도란도란 동아리방에서 교주 정명석씨의 핵심 이론이 담긴 ‘30개론’ 서적과 비디오 등을 발견했다. 기독교 동아리 소속이었던 김씨가 그들의 활동을 문제 삼았고, 이에 동아리 사이에 몸싸움과 고성을 벌이기도 했다고 한다. 결국 김씨가 소속한 기독교 동아리가 3년간 수집한 증거를 학교에 제출해 도란도란을 퇴출시켰다고 한다. 신씨는 “학생들이 동아리의 실체를 정확히 알고 가입 여부를 판단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다”며 제이엠에스의 음성적인 포교 활동을 비판했다.
서울대학교 16학번 양아무개(25)씨도 대학에서 제이엠에스를 접했다. 입학 당시 학교에 적응하지 못하면서 동기의 소개로 같은 학교의 한 선배를 만나면서다. 친분이 쌓이자 그 선배는 ‘30개론이 은근 재밌다. 선생님께서 알려주신 얘기’라며 교리를 전파했다고 한다. 양씨는 문제의식 없이 선배의 이야기를 듣다가, 정명석씨와 관련된 이야기라는 사실을 알게 된 뒤 관계를 끊었다고 한다. 양씨는 “언젠가부터 ‘선생님께서 누명을 쓰고 있다’ ‘결백을 믿는다’는 등 이야기를 했는데, 그게 정명석 이야기인 걸 알게 돼 관계를 끊었다”고 말했다. 정씨가 여신도 성폭행 혐의 등으로 도피생활을 벌이다 2007년 8년 만에 중국 공안에게 체포됐는데, 그를 두둔한다는 사실을 알고 관계를 단절했다는 설명이다.
이밖에도 에스엔에스(SNS) 등에는 제이엠에스와 관련한 각종 체험담·탈출기 등이 잇따라 알려지고 있다. 특히 제이엠에스가 전국 대학교에 위장 동아리 형태로 운영되고 있다는 내용이 알려진 뒤로는, ‘제이엠에스 대학교 동아리’ 명단도 퍼지고 있다. 하지만 이 명단은 대부분 존재 여부를 확인하기 어려운 것으로 파악됐다. 명단이 공개된 대학교 쪽은 “중앙 동아리가 아닌 상태로 운영되면 학교 입장에선 알 수가 없는 일이고, 실제로 그런 동아리가 있더라도 이름을 바꿔서 활동할 가능성이 있다”고 답했다.
곽진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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