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여자친구 계획 살인한 20대, 항소심도 징역 27년

서울고법 모습. 한겨레 자료사진

전 여자친구를 살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20대 남성이 항소심에서도 징역 27년을 선고받았다.

서울고법 형사7부(재판장 이규홍)는 살인 혐의로 기소된 ㄱ(25)씨에게 1심과 같이 징역 27년을 선고했다고 12일 밝혔다. 위치추적전자장치(전자발찌) 부착 명령도 15년간 유지했다.

ㄱ씨는 피해자(사망 당시 21살)와 헤어진 뒤에도 그에게 집착해오다 2022년 5월23일 오후 5시께 피해자의 집을 찾아가 교제를 요구했다. 피해자가 거듭 거절하자 준비해온 흉기로 피해자를 여러 차례 찔러 숨지게 한 혐의로 받고 있다. 중상을 입은 피해자는 인근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다 숨졌다.

1심은 △계획적인 범행이고 △범행수법이 잔혹하며 △범행동기를 납득하기 어려운데 △죄질이 극도로 불량하고 비난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무엇보다 “20살의 나이로 제대로 인생을 펼쳐보지 못한 채 고귀한 생을 마감하게 된” 피해자의 입장을 1심은 깊이 고려했다. “피해자는 피고인으로부터 공격을 당한 뒤에도 한동안 의식을 유지하여 피해자의 집 앞에 찾아온 사람들에게 스스로 구조 요청을 하고 범인을 알리기까지 했는데 피해자가 사망하기 전까지 엄청난 공포, 신체적·정신적 고통을 느꼈을 것으로 보인다”며 “그러나 피고인은 피해자를 살해한 구체적 상황에 대해서는 계속 기억나지 않는다는 태도를 유지해 진정으로 반성하고 있는지 의심스럽고 유족으로부터 용서받거나 피해회복을 위한 어떠한 시도도 없었다”고 밝혔다. 이러한 점을 고려해 1심은 징역 27년을 선고했는데, ㄱ씨는 형량이 너무 무거워 부당하다며 항소했다.

항소심은 ㄱ씨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원심판결 이후 양형에 관해 새롭게 참작할 특별한 사정 변경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정은주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