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마·프로포폴·코카인·케타민 등 마약류 투약 혐의를 받는 배우 유아인(본명 엄홍식)이 3월27일 오후 경찰 조사를 마친 뒤 서울경찰청 마약범죄수사대를 나서며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마약 투약 혐의를 받는 배우 유아인(37·본명 엄홍식)씨가 경찰 조사를 받으려 경찰청사까지 왔다가 대기 중인 취재진을 보고 발길을 돌렸다.
11일 <한겨레> 취재를 종합하면, 서울경찰청 마약범죄수사대는 이날 오전 10시 유씨를 마약 투약 의혹과 관련해 2차 조사를 진행할 예정이었다. 이에 유씨는 이날 조사 시간에 맞춰 서울 마포구에 있는 마약범죄수사대에 도착했으나, 대기 중인 취재진을 보고 수사팀에 ‘기자들이 많아 오늘 출석을 못 하겠다’고 의사를 전달할 것으로 알려졌다. 유씨 쪽은 1차 조사(3월27일)가 이뤄지기 전에도, 조사 일정이 사전에 언론에 알려지자 조사를 한 차례 연기한 바 있다.
11일 경찰에 출석해 마약투약 혐의를 조사받기로 했던 배우 유아인(본명 엄홍식)씨가 취재진이 많다는 이유로 경찰청사 앞까지 왔다가 되돌아갔다. 서울 마포구 서울경찰청 마약범죄수사대 앞에서 유아인씨의 출석을 기다리는 취재진. 연합뉴스
유씨는 대마·프로포폴·코카인·케타민·졸피뎀 등 5종류의 마약을 투약한 혐의를 받는다. 경찰은 지난 2월 국립과학수사연구원으로부터 유씨의 모발에서 졸피뎀을 제외한 4종류의 마약류 양성반응이 나왔다는 감정 결과를 받았다. 이후 경찰은 수사 과정에서 유씨가 의료 외 목적으로 졸피뎀을 과다 처방받았다고 보고 혐의를 추가했다.
유씨는 1차 경찰 조사를 마친 뒤 취재진에게 “조사에서 밝힐 수 있는 사실들을 있는 그대로 말씀드렸다”며 “불미스러운 일로 이런 자리에 서서 그동안 저를 사랑해주셨던 많은 분께 큰 실망을 드리게 된 점 깊이 반성한다”고 밝혔다.
경찰은 유씨 쪽에 다른 조사 날짜를 통보한 상태나, 아직 일정이 확정된 상태는 아니다.
이에 대해 유씨 쪽 변호인은 이날 입장을 내어 “‘경찰수사사건등의 공보에 관한 규칙’에 근거해 비공개 소환을 요청했고, 경찰 역시 이에 동의했다”면서 “(금일 유씨 출석 예정 관련) 언론 보도 내용 및 현장 취재진 상황을 접하고 출석 일정이 공개됐음을 명백히 확인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일정이 공개된 상황에서 “비공개 소환 원칙에 맞도록 다른 경로 출입 등 가능한 조치를 취해줄 것을 요청했으나 경찰은 받아들이지 않았다”며 “엄씨에 대한 소환은 사실상 공개소환이 되어 부득이 출석 일자 변경에 관한 협의를 경찰에 요청했다”고 덧붙였다.
강재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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