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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여성 징병제에 선 그은 병무청장 “젠더 갈등으로 더 큰 문제”

등록 2023-05-15 11:43수정 2023-05-15 11:54

정치권 ‘표심 얻기 수단’ 악용 지적도
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15일 이기식 병무청장이 “여성 징병제는 자칫 젠더 갈등으로 (비화해) 우리 사회에 더 큰 문제가 될 수도 있다”고 밝혔다. 지난해 10월 김기현 당시 국민의힘 의원이 “여성도 기본적인 군사훈련이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최근에도 국회 포럼에서 여성 징병제 도입 목소리가 나오는 가운데 ‘도입을 검토하지 않고 있다’고 선을 그은 것이다.

이 청장은 이날 공개된 <한국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여성 징병제를 두고 “굉장히 큰 사회적 합의가 이뤄져야 할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이 청장은 “병역제도 변경 또는 새 제도의 도입에는 안보 환경과 경제적 여건 등 고려해야 할 요소가 많이 있다. 여론 수렴과 국민적 합의를 거쳐야 하는 문제”라고도 강조했다.

이 청장의 이날 발언은 12일 병무청이 낸 보도설명자료의 연장선상으로도 풀이된다. 지난 11일 국회에서는 신원식 국민의힘 의원이 주최하고 병무청, 성우회(예비역 장성 모임)가 주관한 ‘인구절벽 시대의 병역제도 발전 포럼’이 열렸는데 여성 징병제 검토 필요성이 언급됐다.

포럼 이후 여러 매체에서 ‘여성 징집 확대 논의 본격화’ 등의 보도가 나오자 병무청은 12일 낸 보도설명자료에서 “(포럼에서) 여성 징병제 필요성 등과 관련한 다양한 의견이 제기되었으나 이는 발제자와 토론자의 개인의견이며 정부 쪽 공식입장이 아니”라고 진화에 나섰다.

이기식 병무청장이 2022년 10월3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예산안 제안설명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기식 병무청장이 2022년 10월3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예산안 제안설명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여성 군복무 문제가 공론장에 본격적으로 오른 것은 1999년 헌법재판소가 군 가산점제에 위헌판결을 내리면서부터다. 하지만 여성 징병제 논의를 시작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학자들도 여성 징병제를 도입한 노르웨이와 스웨덴 등 북유럽 국가 사례를 한국 현실에 그대로 대입하기는 힘들다고 보고 본다. 북유럽 국가에는 높은 수준의 성평등 문화라는 특수한 배경이 있기 때문이다. 북한과 이스라엘에도 여성 징병제가 있지만 이 나라들은 인구 규모에 견줘 대병력을 유지해야 하는 사정이 있다.

특히 여야를 막론한 ‘정치권발’ 여성 징병제 주장을 두고 단순히 20대 남성 표심을 얻기 위한 수단으로, 젠더 갈등을 이용하는 방편으로 여성 징병제를 사용하고 있다는 비판이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실제로 2021년 4·7 재보궐선거에 참패한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모병제 전환, 남녀평등복무제 신설, 군 가산점 부활 등 병역제도 개편을 잇달아 제기해 논란이 일었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도 당 대표가 되기 전인 지난해 10월17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여성의 군사기본교육 의무화 추진! 국민 개개인이 스스로를 지킬 수 있는 힘을 기르는 것! 자강의 시작입니다!”라는 글을 올렸었다. 이에 대해 당시 차기 당대표 선거 출마를 선언하고 안보 위기 상황에서 ‘이대남’(20대 남성) 표심을 겨냥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 바 있다.

국방부는 당시에도 “여성 군사기본교육 의무화 문제는 여성 징병제 도입 등 사회적 논란이 야기될 우려가 있어 신중한 검토가 필요한 사안이므로 국방부는 여성 징병제 도입은 검토하고 있지 않다”는 입장을 밝혔다. “여성 징병제는 양성평등에 대한 쟁점을 포함하고 있으므로 국민적 공감대와 사회적 합의가 전제되어야 하며, 충분한 공론화를 거쳐 신중하게 결정되어야 한다”고도 했다.

■ 좀 더 알고 싶다면

박용진 꺼내 든 ‘남녀평등복무제’…금단의 벽 깨기? 이남자 표심잡기?

https://hani.com/u/NzQ0OA

[사설] 병역제도 개편 공론화, ‘단선적 편가르기’ 넘어서야

https://hani.com/u/NzQ0OQ

“여성 군사기본교육 의무화”…김기현, 이대남 표심 노렸나

https://hani.com/u/NzQ1MA

김기현 또 “여성도 기본적인 군사훈련 필요”

https://hani.com/u/NzQ1MQ

이유진 기자 yj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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