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윤관석 위원장이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의 2021년 전당대회 돈봉투 의혹 ‘핵심 인물’로 꼽히는 윤관석 무소속 의원이 검찰에 출석해 12시간 넘게 조사 받았다. 해당 의혹과 관련해 이성만 무소속 의원이 현직 의원으로 첫 검찰 조사를 받은 데 이어 두번째다.
22일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2부(부장 김영철)는 윤관석 의원을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다. 이날 윤 의원은 오전 10시께 비공개로 서울중앙지검에 출석했다. 검찰은 윤 의원이 국회의원들에게 돈봉투를 전달하기 위해 한국수자원공사 전 상임감사위원 강래구(구속)씨에게 금품을 조성하라고 지시한 것은 아닌지 조사했다. 또 송영길 전 당대표가 돈봉투 살포 과정에 관여했는지도 캐물었다. <연합뉴스>는 오후 10시42분께 조사를 마치고 청사를 나온 윤 의원에게 ‘강래구씨가 사실상 의원 돈봉투 전달의 책임자로 지목했다’는 등의 질문을 했으나 아무런 답이 없었다고 보도했다.
앞서 윤 의원은 “돈봉투 의혹과 나는 아무 관련이 없음을 분명히 밝힌다. 사건 관련자의 진술에만 의존해 이뤄진 검찰의 비상식적인 야당 탄압 기획수사와 무차별적인 압수수색을 규탄한다. 정치 검찰과 끝까지 싸워 무고함을 밝히겠다”며 혐의 사실을 부인한 바 있다.
윤 의원은 ‘돈봉투’ 의혹의 핵심 인물로 꼽힌다. 윤 의원은 2021년 4월 당대표경선 투표가 임박하자 강래구씨 등에게 ‘국회의원들에게 돈 뿌릴 필요가 있다’고 지시한 혐의를 받고 있다. 또한 이렇게 제공받은 6천만원을 돈봉투 20개로 나눠 민주당 소속 의원들에게 300만원씩 교부한 혐의도 있다. 지난 4월 ‘윤 의원이 금품 조성을 지시했다는 걸로 처벌이 가능한가’라는 질문에 검찰 관계자는 “법조문상으로 지시 등을 더 중하게 본다”고 말한 바 있다.
<제이티비시>(JTBC)가 공개한 ‘돈봉투’ 녹취록을 보면, 2021년 전당대회 즈음 윤 의원은 “다섯명이 빠졌더라고. 안 나와가지고”라고 말했다. 강래구씨가 “관석이 형이 ‘의원들을 좀 줘야 하는 거 아닌가’ 얘기했다”고 말한 내용과, 이정근 전 민주당 사무부총장이 “윤관석 (의원) 만나서 그거 줬고, 봉투 10개로 만들었더만”이라는 대화 내용도 공개됐다.
윤 의원 조사를 마친 뒤 검찰은 송영길 전 대표 조사 시점도 저울질할 것으로 보인다. 검찰은 송 전 대표가 돈봉투 살포의 수혜자이기 때문에 공범 관계가 성립한다고 보고 있다. 서울중앙지검 관계자는 “지난 4월 공여자 공범 신분으로 송 전 대표 쪽 압수수색을 한 바 있다”며 “국회의원 수수자 특정 여부에 따라 (송 전 대표 조사 시점이) 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금품을 받은 것으로 의심되는 국회의원들에 대한 조사가 조만간 진행될 가능성도 있다. 검찰 관계자는 “돈봉투를 받은 현역 의원도 특정해나가고 있다”고 말한 바 있다.
전광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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