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오후 경기 성남 분당구 월드행복비전교회에서 열린 천 목사를 고발하는 기자회견에 발언자들이 나와있다. 왼쪽부터 김혜진 월드행복비전교회 간사, 이헌주 교회개혁실천연대, 강문대 법무법인 서교 변호사, 박신원 기독교반성폭력센터 실장, 오광석 월드행복비전교회 비대위원장. 윤연정 기자
기독교복음선교회(JMS) 성비위 사건으로 시끄러운 가운데, 대한예수교 장로회의 한 교회에서 이와 유사한 성비위, 배임·횡령 사건이 또 발생했다.
22일 경기 성남 분당구 월드행복비전교회에서 열린 ‘성폭력과 부흥인센티브, 음모론에 눈 먼 천 목사의 실태를 고발합니다’란 제목의 기자회견에서 월드행복비전교회 비상대책위원회와 교회개혁실천연대, 기독교반성폭력센터는 성비위 사건, 배임·횡령 등의 문제를 일으켜 온 해당 교회의 천아무개(53) 목사에 대해 대한예수교 장로회 합동 평남노회에서 제대로된 진상조사와 처벌을 진행할 것을 촉구했다.
먼저 비대위는 천 목사가 수년에 걸쳐 수십명의 여성 신도들을 대상으로 성폭력과 성희롱을 일삼았다고 밝혔다. 박신원 기독교반성폭력센터 실장은 “피해자들이 오랜 시간 피해에 노출된 이유는 천 목사의 목회자로서의 권위와 여러 박사 학위를 가진 전문가로서의 권력이 있었다”며 “자신의 말을 듣지 않으면 인생을 실패할 것이라는 불안감을 조장했다”고 설명했다. 해당 교회를 3년 이상 다닌 한 40대 평신도는 <한겨레>에 “문제제기를 하면 ‘불평불만이 많은 사람’이라고 몰고가거나, ‘너가 그 성격을 못 고쳤기 때문에 그렇게 사는 것’이라고 했다”며 “저희가 가스라이팅 당한 것 같다”고 말했다.
박 실장은 “피해자 대부분은 20~30대, 40대 초반의 기혼여성”이라며 “천 목사는 잘못을 회개하고, 천 목사가 속한 대한예수교 장로회 합동 총회와 평남노회는 본 사건에 대해 정당하고 적법한 조사를 실시해 재발하지 않도록 대책을 세울 것을 요구한다”고 말했다.
경기 성남 분당구 월드행복비전교회 전경. 윤연정 기자
월드행복비전교회 비상대책위원회 등은 천 목사가 횡령·배임도 저질렀다고 주장했다. 비대위는 “지난 2월 감사가 시작되자 천 목사가 10억원을 내놓으면서 교회 건축 등에 투자하기 위해 모아놓은 것이라고 말했지만, 이후 다시 돌려달라고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비대위 쪽 대리인인 강문대(법무법인 서교) 변호사는 “천 목사는 비상식적으로 사례비를 과다 수령했고, 부정 지출한 액수가 10억원이 넘는다”고 주장했다.
윤연정 기자
yj2gaze@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