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야구 대표팀 선수들이 3월10일 오후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2023 세계야구클래식(WBC) 본선 1라운드 B조 조별리그 일본과 경기에서 4-13으로 패한 뒤 고개 숙여 인사하고 있다. 도쿄/연합뉴스
2023 세계야구클래식(WBC)에 출전했던 한국 야구대표팀 일부가 대회 기간 음주를 했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음주 시점과 장소 성격에 대해서는 입장이 엇갈리는데, 구체적인 시점과 업소 성격이 무엇이냐에 따라 징계 여부가 결정될 전망이다.
<뉴데일리>는 30일 유튜브 채널 ‘세이엔터’ 방송을 토대로 추가 취재를 했다며 “프로야구 각 구단에서 선발 에이스나 불펜 에이스로 활약하는 정상급 투수 3명이 3월8일 밤부터 3월11일 새벽까지 도쿄 아카사카에 위치한 고급 룸살롱에 드나든 것으로 확인됐다”고 전했다. 세이엔터는 김세의 가로세로연구소 대표가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이다.
당시 대표팀은 3월9일 호주전, 3월10일 일본전, 3월12일 체코전까지 경기를 줄줄이 앞두고 있었다. 보도가 사실이라면 경기 전날에도 술을 마신 셈이다. 이 매체는 “(선수들이) 8일 밤 11시부터 이튿날 새벽 6시까지 술을 마셨다”고 했는데, 이 경우 호주전 시작(9일 낮 12시) 6시간 전까지도 음주를 했다는 이야기가 된다. 한국은 당시 조별리그에서 호주와 일본에 잇달아 패하며 조기 탈락했다.
한국야구위원회(KBO) 관계자는 31일 <한겨레>와 통화에서 “일부 선수들이 술을 마신 사실은 인정했지만, ‘경기 전날 마시진 않았다’고 주장하고 있다”고 전했다. 또 해당 술집은 “룸이 없고 공간이 오픈된 일본의 흔한 술집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했다. 장소 성격과 시기에서 보도와 차이가 있는 셈이다. 다만 아직 경위서 제출 등 본격적인 조사가 시작되지 않았기 때문에, 실제 사실관계는 추가 확인이 필요하다.
비판 여론과 별개로 징계 여부에 있어서는 음주 시기와 장소 성격이 어땠는지가 중요할 전망이다. 만약 선수들이 경기 전날 등에 술을 마셨거나, ‘유흥업소’로 분류되는 곳에서 음주를 했다면 상벌위원회가 열릴 가능성이 크다. 야구대표팀 국가대표 운영 규정은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자’에 대한 징계위원회 개최를 명시하고 있다.
징계 수준에 따라 리그 선두 경쟁에도 변수가 생길 수 있다. 각 팀 에이스급 선수들이라, 이들이 출장정지 등 징계를 받으면 전력 누수가 불가피하다. 만약 징계를 받는다면, 한국야구위원회 규약 제151조 품위손상행위 중 ‘SNS를 통한 명예훼손 등 반사회적 행위로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경우’가 적용될 가능성이 크다. 이 경우 징계 대상자에게는 5경기 이상 출장정지 또는 50만원 이상 제재금이 부과된다.
이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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