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정바비 ‘불법촬영’ 혐의 항소심서 무죄…오늘 석방

법원, 폭행 혐의만 인정해 벌금형

작곡가 겸 가수 정바비(본명 정대욱). 정씨 페이스북 갈무리

교제하던 여성의 신체를 불법촬영한 혐의로 실형을 선고받고 법정 구속된 작곡가 겸 가수 정바비(본명 정대욱)가 항소심에서 일부 무죄를 선고받았다.

서울서부지법 형사항소1부(재판장 우인성)는 1일 오전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카메라 등 이용촬영), 폭행 등 혐의를 받는 정씨에게 벌금 300만원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불법촬영 혐의에 대한 원심의 유죄 판단을 파기하고, 일부 폭행 혐의에 대해서만 벌금형을 내렸다. 이에 따라 정바비는 이날 석방된다.

앞서 1심은 지난해 12월 정바비에 대해 징역 1년을 선고했다. 40시간의 성폭력 치료프로그램 이수와 아동·청소년 관련 기관 및 장애인 복지시설 취업 제한 5년도 함께 명령했다. 불구속 재판을 받아온 정바비는 도주 우려가 있다며 법정 구속되기도 했다.

당시 1심 재판부는 “정씨는 피해자의 신체부위를 동의 없이 불법적으로 촬영했다. 피해자의 수치심을 느끼고 정신적 충격이 큰 데다가 엄벌을 요구하고 있고, 정씨도 진지한 반성을 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일부 불법촬영 사실과 폭행 혐의에 대해서는 무죄로 판단했다.

이에 대해 정바비는 “없던 일을 있다고 할 수 없고, 하지 않은 일을 했다고 할 수 없다. 어떠한 여성의 의사에도 반해 행동한 적이 없다”고 무죄를 주장했다.

이 사건 피해자 ㄱ씨는 지난 2021년 1월 정바비한테 폭행과 불법 촬영을 당했다며 경찰에 고소장을 제출했다. 정바비는 지난 2020년 5월에도 다른 여성 ㄴ씨의 신체를 동의 없이 촬영하고 성폭행한 혐의로 고발됐다.

ㄴ씨 사건은 지난해 1월 말 검찰에서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 스스로 목숨을 끊은 ㄴ씨 대신 유족의 항고를 접수한 서울고검은 불법촬영 혐의에 대한 재기수사를 서울서부지검에 명령했다. 검찰은 지난해 5월부터 피해자 ㄱ씨와 ㄴ씨 사건을 병합해 재수사한 뒤 기소했다.

김가윤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