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구로구 일대 사무실 대부중개업체 ㄱ씨 일당 사무실에서 압수한 물품 등. 서울 관악경찰서 제공
생활비가 필요한 신용이 낮은 서민 1500여명에게 접근해 대출을 받도록 중개하고 최대 50%의 수수료를 가로챈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 관악경찰서는 시중은행에서 취급하는 햇살론 대출 상품을 1513명에게 245억원을 대출받을 수 있도록 중개하고 수수료 명목으로 29억7천만원을 챙긴 총책 ㄱ(27)씨 등 일당 24명을 28일 서울중앙지검으로 송치했다.
지난해 1월부터 올해 4월까지 저축은행 직원을 사칭한 총책 ㄱ씨와 중간관리자 등 5명은 대부업법 위반, 전기통신사업법 위반, 사기방조 혐의로 구속 송치됐고, 대부업법 위반, 전기통신사업법 위반 혐의를 받는 대출모집인 등 19명은 불구속 상태로 검찰에 넘겨졌다.
과거 대부중개업체에서 일한 경력이 있는 ㄱ씨 일당은 신용이 낮은 1869명을 대상으로 미끼 문자를 발송하거나 금융기관을 사칭해 대출상담을 해주는 방식으로 피해자들한테 접근했다. 이 가운데 대출이 가능했던 1513명에게는 대출 신청서를 접수해주고 정부지원대출인 햇살론을 대리 신청해주는 대가로 불법대부중개수수료 10~50% 상당을 받았다.
햇살론은 불법사금융 등 고금리 대출을 이용할 수밖에 없는 연소득 4500만원 이하의 저신용자가 저금리로 갈아탈 수 있도록 서민금융진흥원에서 보증하는 금융상품이다.
경찰은 “해당 대출을 받으려면 소득 내역 등 최소한의 기준만 충족하면 되기 때문에 대부 중개업체를 통해 대출을 신청할 필요가 없지만, 상당수 피해자는 이 사실을 알지 못한 것으로 파악됐다”고 설명했다.
대부업법은 대출을 중개할 때 대출을 받는 사람으로부터 대가를 받을 수 없다. 절실한 상황을 악용해 수수료나 사례금 명목의 돈을 지나치게 뜯어낼 수 있어서다. 위반 시 3년 이하 징역이나 3천만원 이하 벌금형에 처해진다.
불법 대부중개 업체 범행수법. 서울 관악경찰서 제공
신용등급이 낮아 대출이 불가능한 356명에게는 “한 회선당 25만원 지급하겠다”며 신분증, 공인인증서 등 개인정보를 받아 중국 보이스피싱 조직에 판매하고 그 대가로 7억8천만원을 가로챘다.
경찰은 이들로부터 해당 서류를 받은 중국의 보이스피싱 조직이 대포전화를 개통한 뒤 62명으로부터 19억3천만원을 가로챈 사실을 확인해 ㄱ씨 일당에게 전기통신사업법과 사기방조 혐의도 적용했다. 서류를 넘긴 저신용자 356명도 전기통신사업법 위반 혐의로 입건해 수사 중이다.
윤연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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