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종로구 감사원. 김명진 기자 littleprince@hani.co.kr
한국도로공사가 140㎞ 이상으로 주행하는 초고속도로의 운영이 법령 개정절차 중단 등으로 불가능한데도, 무리하게 사업을 추진해 279여억원에 달하는 예산을 낭비했다는 감사원 지적이 나왔다.
감사원이 11일 공개한 ‘주요 사회간접자본(SOC) 건설사업관리 실태’ 감사보고서를 보면, 도로공사는 2017년 9월 세종-구리고속도로의 안성-용인 구간 설계속도를 초고속주행(140㎞)이 가능하도록 사업내용을 반영하고, 국토교통부는 이를 인정해 예산에 반영했다. 초고속주행이 가능하도록 고속도로 설계가 바뀌면서 사업비는 231억원(실제 투입 공사비 279억여원) 껑충 뛰었지만, 2018년 7월 국토부는 초고속주행이 국내 여건상 시기상조라고 판단해 도로구조규칙 개정절차를 중단하는 등 도로 운영을 위한 여건은 마련되지 않았다. 또한, 초고속주행을 위한 방호벽 등 안전시설도 확보되지 않았다.
규칙 개정절차가 중단될 당시 초고속 주행 구간에 대한 공사준비 단계라 도로공사는 별도의 매몰 비용 없이 설계를 변경할 수 있었지만, 당초 설계 그대로 공사를 진행했다. 이에 감사원이 이번 감사를 벌이며 해당 구간에서 초고속 주행이 가능한지 살펴본 결과, 도로안전시설과 교량 바닥판 등의 안정성이 확보되지 않아 주행을 허용하는 것이 위험하다는 점을 확인했다.
감사원은 “국토부 장관과 한국도로공사 사장에게 초고속도로의 운영이 불가해 사업 목적이 어려운데도 무리하게 사업을 추진해 사업비 집행의 효과성이 저하되는 일이 없도록 고속도로 건설사업 업무를 철저히 하도록 주의요구를 했다”고 밝혔다.
신형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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