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양원 입소 23일 만에 다른 환자들에게 폭행당해 숨진 송아무개(85)씨의 멍든 얼굴과 손. 유가족 제공
지난 2월 경기 파주의 한 요양원에서
치매 환자 송아무개(85)씨를 폭행해 숨지게 한 환자 2명을 포함한 ㄱ요양원 관계자 총 6명이 검찰에 넘겨졌다.
경기 파주경찰서는 ㄱ요양원 원장 등 피의자 6명을 지난 10일 의정부지방검찰청 고양지청으로 송치했다고 12일 밝혔다. 경찰은 요양원 원장과 사무국장, 간호과장에 대해서 업무상과실치사 혐의를 적용했다. 송씨를 폭행한 노인 환자 2명에게는 폭행 및 폭행치사, 환자들의 폭행에 앞서 먼저 폭행을 시작한 요양보호사에게는 폭행치사 및 노인복지법위반 혐의를 적용했다. 이를 방임한 다른 요양보호사는 행정처분을 받아 과태료만 부과했다.
행정당국은 요양원에 대한 업무정지 등 행정처분 절차도 밟고 있다. 서울 은평구청은 이달 초 ㄱ요양원의 노인학대 의혹과 은폐 여부 등과 관련한 행정처분 사전통지서를 ㄱ요양원에 보냈다고 밝혔다. 은평구청 어르신요양팀 담당자는 <한겨레>에 “청문 시일인 이달 말까지 요양원에서 답변이 오면, 답변서를 보고 이후 처분 결정을 진행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노인장기요양보험법상 요양원 등 장기요양기관이 입소자들의 기본적 보호 및 치료를 소홀히 할 경우, 관할 지방자치단체는 업무정지 또는 지정 취소를 할 수 있다.
지난 2월18일 밤 다른 환자에게 여러차례 폭행을 당한 송씨는 구토 증세 등으로 병원에 이송됐다가 이튿날 숨졌다. 요양원에 입소한 지 23일 만이었다. 송씨는 입소 첫날부터 최소 7차례 이상 폭행을 당한 것으로 확인됐지만, 요양원 쪽이 폭행 사실을 유가족들에게 알린 것은 세 차례에 불과했고, 환자 분리 등 적절한 보호조처를 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이후 파주경찰서가 ㄱ요양원에서 압수한 시시티브이(CCTV)를 확인해보니, 송씨가 병원으로 이송됐던 당일에는 요양보호사도 폭행에 가담한 사실까지 밝혀진 바 있다. 요양원 쪽은 “일부러 영상을 숨기려고 했던 것이 아니다”라며 “다른 위치와 각도에 있던 시시티브이였는데 당시 이를 확인하지 못했다”고 은폐 의혹을 부인한 바 있다.
윤연정 기자
yj2gaze@hani.co.kr 김가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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