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조민 소환 조사…‘입시 비리’ 공범 혐의

조국 전 장관과 딸 조민씨가 지난 4월11일 오후 부산 해운대구 쿠무다 콘서트홀에서 열린 ‘조국의 법고전 산책 저자와의 대화’에서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조국 전 법무부 장관 딸 조민(32)씨의 입시비리 관련 혐의 처리를 검토 중인 검찰이 최근 조씨를 불러 대면 조사했다.

서울중앙지검 공판5부(부장 김민아)는 지난 14일 조씨를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공소시효 만료를 앞두고 조씨의 기소 여부를 결정하기 위해 혐의에 대한 입장 변화 여부 등을 확인한 것으로 보인다.

앞서 2019년 자녀들의 입시 비리 관련 혐의로 조 전 장관과 정경심 전 동양대 교수를 재판에 넘기면서 검찰은 자녀들도 일부 혐의에 공모했다고 봤지만 기소하지는 않았다. 지난해 1월 대법원이 정 전 교수의 동양대 표창장 위조 등 관련 혐의를 확정하면서 재판 진행 기간 동안 멈춰있던 ‘공범’ 조씨의 공소시효(7년)가 재개됐다. 이에 조씨의 부산대 의학전문대학원 부정 지원 관련 위계공무집행방해 및 위조사문서행사 혐의의 공소시효(7년)는 다음 달 26일 만료된다.

지난 13일 서울중앙지검 관계자는 기자들과 만나 “(조민씨의) 공소시효가 8월 하순 만료되는데 최근 입장 변화가 있어 구체적인 의미와 취지 확인이 필요하다”라며 “조민씨의 (반성하는) 태도가 가장 중요한 고려 요소”라고 말했다. 조씨가 진심으로 반성할 경우 기소유예 등으로 선처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피의자의 반성 등을 이유로 죄가 있음에도 기소하지 않는 처분(기소유예)은 검찰의 재량권에 해당한다. 앞서 조씨는 지난 5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부산대 의전원 입학과 관련해 반성한다는 내용의 글을 올렸다. 또 고려대와 부산대 의전원 입학 취소 처분에 대한 소송도 취하했다.

그러나 당시 이 관계자가 “(조씨에 대한 처분을 결정하기 전에 항소심) 재판을 받는 공범 조국·정경심씨의 공소 사실에 대한 입장도 확인할 필요가 있다. (이들의) 공판 과정에서 공소 사실에 대한 입장을 들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여 논란이 일었다. 조 전 장관과 정 전 교수가 항소심 재판에서 혐의를 시인하는지에 따라 조씨 처리 방향을 판단하겠다는 뜻으로, 자녀의 기소 여부를 무기로 부모의 자백을 사실상 압박한 것이라는 비판이 나왔다.

조 전 장관의 입시비리 혐의 등에 대한 항소심 첫 공판은 오는 17일 서울고법 형사13부(재판장 김우수) 심리로 열린다. 조 전 장관의 재판이 진행 중이기에 조민씨가 서울대 의전원 지원 당시 허위 서류를 낸 혐의, 아들 조원(26)씨가 허위 작성된 서울대 인턴 증명서를 대학원 입시에 사용한 혐의 등은 공소시효 진행이 정지되어 있다.

정은주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