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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어머니는 해병대 아들 사진에서 손을 떼지 못했다

등록 2023-07-20 16:44수정 2023-08-16 13:44

포항 해병대 1사단에 빈소 마련
경북 예천 실종자 수색에 투입됐다가 숨진 고 채아무개 상병 분향소가 마련된 포항 해병대 1사단 내 김대식관에서 채 상병의 어머니가 아들의 사진을 어루만지며 울고 있다. 연합뉴스
경북 예천 실종자 수색에 투입됐다가 숨진 고 채아무개 상병 분향소가 마련된 포항 해병대 1사단 내 김대식관에서 채 상병의 어머니가 아들의 사진을 어루만지며 울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19일 경북 예천군 내성천 보문교 인근에서 호우 실종자를 수색하던 중 숨진 채 발견된 해병대 장병에 대한 추모 물결이 이어지고 있다.

해병대는 20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경북 예천지역의 호우피해 복구작전에서 임무를 수행하다 순직한 고 채아무개 해병 상병을 추모한다”고 밝혔다. 스무살인 채 상병은 일병이었으나 이날 해병대가 상병으로 추서했다. 해병대는 “고 채 상병은 외동아들임에도 불구하고 강한 해병이 되기를 원해 해병대에 지원했고, 7주간의 신병 교육과정을 훌륭하게 수료했다”며 “지난 5월 부대로 전입하여 적극적이고 활발한 성격으로 부여된 임무를 수행해 왔다”고 했다.

경북 예천 실종자 수색에 투입됐다가 숨진 고 채 상병 분향소가 마련된 포항 해병대 1사단 내 김대식관에서 채 상병의 어머니가 김계환 해병대 사령관(오른쪽)과 얘기하던 중 오열하고 있다. 연합뉴스
경북 예천 실종자 수색에 투입됐다가 숨진 고 채 상병 분향소가 마련된 포항 해병대 1사단 내 김대식관에서 채 상병의 어머니가 김계환 해병대 사령관(오른쪽)과 얘기하던 중 오열하고 있다. 연합뉴스

<연합뉴스>는 채 상병이 전북 소방본부에서 27년을 몸담은 소방대원의 외아들이라고 보도했다. 채 상병의 부모는 사고 소식을 듣고 전북 남원에서 현장으로 달려왔다. 구명조끼도 입지 않고 수색 작업에 투입된 사실에 해병대 관계자에게 “구명조끼가 그렇게 비싼가요. 얼마나 한다고 구명조끼도 안 입히고 수색을 시키냐고. 이건 살인 아닌가요”라고 말하며 오열했다. <연합뉴스>는 채 상병의 아버지가 지난 18일 아들과 2분간 전화통화를 나누며 ‘물 조심하라’고 당부했고, 이 통화가 마지막 통화가 됐다고 전했다. 채 상병은 부부에게 결혼생활 10년 차에 어렵게 얻은 자식이라고 한다.

채 상병의 빈소는 이날 경북 포항 해병대 1사단 내 김대식관에 마련됐다. 침통한 분위기 속에서 어머니는 아들의 영정사진을 잡고 한참을 오열했고, 끝내 손을 놓지 못했다. 김계환 해병대사령관과 참모들을 비롯해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 빈소를 찾아 조문했다.

20일 경북 포항 해병대 1사단 김대식관에 실종자 수색 중 순직한 해병대 고 채 상병의 빈소가 차려졌다. 사진은 이날 유족들의 동의로 공개된 채 상병의 영정사진. 연합뉴스
20일 경북 포항 해병대 1사단 김대식관에 실종자 수색 중 순직한 해병대 고 채 상병의 빈소가 차려졌다. 사진은 이날 유족들의 동의로 공개된 채 상병의 영정사진. 연합뉴스

사고 당시 채 상병 등 해병대원들이 구명조끼 등 기본적인 안전장비도 지급받지 못했던 사실이 드러나면서 해병대 누리집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는 최소한의 안전 조처 없이 수색작업에 투입한 군 당국을 비판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최용선 해병대사령부 공보과장은 국방부 정례 기자회견에서 “당시 상황을 고려한다면 구명조끼를 착용하는 것이 맞다”며 “현장에서 어떤 판단을 했는지 조사를 진행 중이고 규정과 지침을 보완하겠다”고 말했다.

해병대사령부는 이날 오전 국방부 출입기자단에 보낸 문자메시지에서 “유족 여러분께 깊은 위로와 사과의 말을 드린다”며 “현재 해병대 안전단이 호우피해 복구작전에 투입된 부대의 안전 분야에 대해 현장에서 점검하고 보완중”이라고 밝혔다.

윤석열 대통령은 이날 “순직을 진심으로 애도한다”며 “유가족분들과, 전우를 잃은 해병대 장병 여러분께도 깊은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고 이도운 대통령실 대변인이 전했다. 윤 대통령은 “정부는 사고 원인을 철저히 조사해서 다시는 이런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하겠다”며 “고 채 일병에게는 국가유공자로서 최대한의 예우를 갖추도록 하겠다”고 했다.

이승준 기자 gamj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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