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장동 민간사업자들을 돕는 대가로 금품을 수수했다는 ‘50억 클럽’ 의혹을 받는 박영수 전 특별검사가 지난달 29일 오전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심사)을 받기 위해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으로 들어서면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백소아 기자 thanks@hani.co.kr
검찰이 박영수 전 특별검사와 곽상도 전 국민의힘 의원 아들을 같은 날 불러 조사했다. 검찰은 “이후 곽 전 의원 조사를 검토하고 있다”며 “박 전 특검 구속영장 재청구 여부도 조만간 결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3부(부장 강백신)는 27일 오전 범죄수익은닉 및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 등 혐의를 받는 곽 전 의원 아들을 불러 조사했다. 아들 곽씨가 화천대유자산관리에서 퇴직금 50억원(실수령 25억원)을 받은 경위와 곽 전 의원 관여 여부를 집중 살펴봤을 것으로 보인다. 검찰은 조만간 곽 전 의원도 불러 조사할 것으로 보인다.
검찰은 아들 곽씨가 아버지 곽 전 의원을 대신해 퇴직금 명목으로 돈을 받았다고 보고 있다. 검찰은 대장동 민간사업자들을 도와 영향력을 행사한 대가로 아들 곽씨를 통해 뇌물을 받았다며 특가법상 뇌물 등 혐의로 곽 전 의원을 지난해 2월 기소했다. 그러나 지난 2월 서울중앙지법 형사22부(재판장 이준철)는 무죄를 선고했다. 곽씨 퇴직금을 뇌물로 볼 여지가 있다면서도 곽씨 ‘독립생계’ 등을 이유로 곽 전 의원에게 해당 돈이 전달됐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판단했다.
같은 날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1부(부장 엄희준)는 박 전 특검을 불러 조사했다. 한달 전 법원이 “사실적·법률적 측면에 다툼의 여지가 있다”며 구속영장을 기각한 뒤 이뤄진 첫 조사다. 검찰 관계자는 “보강수사로 혐의 사실을 명백하게 규명할 수 있는 인적·물적 증거를 추가 확보했다. 입장 확인을 위해 조사하는 것”이라며 “조만간 구속영장 재청구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검찰은 박 전 특검이 대장동 민간사업자로부터 우리은행의 컨소시엄 참여 등을 청탁받는 대가로 금품을 약정받은 뒤 일부를 수수했다고 보고 있다.
박 전 특검은 “대장동 개발 사업에 참여하거나 금융 알선 등을 대가로 금품을 받거나 약속한 사실이 없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곽 전 의원도 “대장동 사업이나 화천대유 관련해 어떤 일도 하지 않았다”며 혐의를 부인한 바 있다.
전광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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