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키트리’ 주식 팔았다던 김행, 남편 주식은 시누이에 꼼수 매각

2013년 청와대 대변인 시절
시누이 소셜뉴스 12.82% 매입 대주주
김 부부 2019년 주식 되사 40% 보유

“위키트리 떠나있었다” 해명도 거짓
2016년부터 부회장직 유지 드러나
2018년엔 근로소득 7500만원 수령도

김행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가 15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한국청소년활동진흥원에 마련된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로 출근하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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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행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가 2013년 청와대 대변인 시절 자신이 공동창업한 ‘위키트리’의 주식을 매각하라는 정부의 통지를 받은 뒤, 이 회사의 배우자 주식을 시누이에게 판 것으로 확인됐다. 이해 충돌을 방지하려는 법의 취지를 비추어 볼 때 부적절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17일 한겨레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서 ‘위키트리’의 운영사인 소셜뉴스의 2014년 9월 소액공모공시서류를 확인한 결과, 김 후보자의 시누이인 김아무개씨는 2014년 소셜뉴스 주식 2만1935주, 총 12.82%를 보유한 것으로 나타났다. 김 후보자는 “(당시) 회사가 적자였고 주식을 사주는 사람이 없어서 남편이 누나에게 사달라고 부탁한 것”이라며 “내 주식은 공동창업자인 공훈의 전 대표에게 팔았다”고 해명했다. 당시 인사혁신처 백지신탁심사위원회가 직무 관련성을 이유로 김 후보자와 배우자 소유의 ‘위키트리’ 주식을 매각할 것을 통지했는데, 이 중 남편 소유 주식을 시누이에게 팔았다는 것이다. 김 후보자와 배우자는 2019년께 소셜뉴스의 주식을 되사들여 현재 소셜뉴스 주식 40.32%를 보유하고 있다.

공직자윤리법이 정한 주식 백지신탁이나 매각은 해당 공직자가 주식 운용이나 처분 등에 일절 개입할 수 없도록 정보를 원천적으로 차단하자는 취지인데, 시누이에게 주식을 매각한 것은 이에 부합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위법 논란이 인다. 김웅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공직자가 되면 시누이나 동서에게 주식을 매각하고, 공직이 끝난 뒤에 다시 되사면 주식 백지신탁 제도가 왜 필요하냐”며 “명백한 통정매매이자 공직자윤리법 위반으로 수사 대상”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김 후보자는 ‘위키트리’와 김건희 여사가 설립한 코바나컨텐츠가 수차례 전시회를 공동 주최·주관한 사실이 알려지자, 김 여사와의 친분설을 부인하며 ‘2013~2019년 위키트리를 떠나 있었다’고 해명했는데, 이는 거짓으로 드러났다.

민주당 양이원영 의원실은 한겨레에 김 후보자의 경력증명서와 근로소득원천징수영수증 자료를 통해 이런 내용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김 후보자가 제출한 경력증명서를 보면, 김 후보자는 2016년부터 현재까지 위키트리의 부회장직을 유지하고 있다. 또 근로소득원천징수영수증을 보면, 김 후보자는 2018년 소셜뉴스에서 근로소득으로 7500만원을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김 후보자는 이 밖에도 취재수당 명목으로 240만원도 받았다.

이에 대해 김 후보자는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2018년뿐만 아니라 2016~2017년에도) 금액은 기억나지 않지만 월급을 받았다”고 인정했다. 그는 위키트리와 무관하다고 해명한 것에 대해서는 “2013~2019년은 (청와대 대변인으로 가며 소셜뉴스의 주식을 처분해) 주식이 없어서 회사와 관련이 없다고 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김 후보자는 자신과 배우자 명의로 총 163억9004만원의 재산을 신고했다. 이는 청와대 대변인 시절보다 약 140억원 늘어난 것으로, 주식이 147억6975만원으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이 중 소셜뉴스의 주식은 100억원이 넘는다.

이주빈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