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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대책없는 잠실돔구장 계획 발표…LG·두산 6년 ‘더부살이’ 분통

등록 2023-09-18 17:05수정 2023-09-19 01:31

오세훈 서울시장(오른쪽)과 허구연 한국야구위원회(KBO) 총재가 지난해 4월24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잠실 스포츠·마이스(MICE) 복합공간 조성사업 중 하나인 신축 구장 건립 관련 간담회를 가진 뒤 프로야구 엘지 트윈스와 두산 베어스의 경기를 관람하며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오세훈 서울시장(오른쪽)과 허구연 한국야구위원회(KBO) 총재가 지난해 4월24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잠실 스포츠·마이스(MICE) 복합공간 조성사업 중 하나인 신축 구장 건립 관련 간담회를 가진 뒤 프로야구 엘지 트윈스와 두산 베어스의 경기를 관람하며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서울시의 돔구장 건립 계획 발표에 야구계가 술렁이고 있다. 이상 기후 탓에 우천 순연되는 경기가 속출하는 상황에서 돔구장 건설은 환영할 일이지만 대체 구장 준비 없는 일방적 발표이기 때문이다.

북미 출장 중인 오세훈 서울시장 등이 18일(한국시각) 밝힌 잠실 돔구장(가칭) 건설 계획에 따르면, 잠실야구장을 홈구장으로 사용하는 엘지(LG) 트윈스와 두산 베어스는 공사 기간인 2026시즌부터 2031시즌까지 6시즌 동안 다른 구장에서 경기를 치러야만 한다.

애초 두 구단은 공사 기간 서울 잠실주경기장을 야구장으로 리모델링해 사용할 계획을 가지고 있었다. 잠실주경기장은 1988 서울올림픽을 기념하는 의미에서 그대로 보존하기로 결정됐기 때문. 하지만 잠실주경기장 일대가 공사장으로 변하는 터라 관중 이동 때 안전 문제가 발생할 수 있어 서울시나 개발사가 난색을 보이며 상황이 복잡해졌다.

일단 서울에는 대체 가능한 구장이 키움 히어로즈가 홈구장으로 사용하는 고척 스카이돔(고척돔)과 아마야구 경기가 펼쳐지는 목동야구장 뿐이다. 하지만 고척돔은 다른 구단의 임시 클럽 하우스가 들어갈 공간조차 없다. 그리고 관중 수용 인원이 1만6000명밖에 안된다. 현재 잠실야구장 수용인원은 2만3750명이다.

목동야구장의 경우 야간 조명탑 빛과 소음 문제로 주변 아파트 단지 민원이 끊이지 않는 곳이다. 히어로즈도 이 문제 때문에 목동야구장 사용 때 어려움을 겪었고, 지금도 아마야구 대회가 치러질 때마다 ‘응원 자제’를 요청받고 있다. 서울시 내 고척돔과 목동야구장이 안된다면 수원케이티(KT)위즈파크, 인천에스에스지(SSG)랜더스필드 등을 사용하는 수도권 구단에 도움을 구할 수밖에 없다. 에스에스지 랜더스가 2028년 청라돔으로 홈구장을 이전해서 2028년부터 두 구단이 랜더스필드를 번갈아가며 사용할 수는 있다. 하지만 6년 동안 원정경기 같은 홈경기를 치르는 것은 프로 구단으로서는 상상할 수 없는 일이다.

올 시즌 엘지는 99만1189명(60경기 평균 1만6520명), 두산은 77만8288명(62경기 평균 1만2553명)의 관중을 동원하고 있었다. 두 구단의 관중 수입을 합하면 285억원이 넘는다. 경기 당일 주변 상권에 미치는 영향까지 고려하면 창출되는 경제 효과가 만만찮다. 야구계 한 관계자는 “잠실야구장은 연간 200만명 이상의 팬들이 방문하는 곳인데 서울시가 야구팬들을 전혀 고려하지 않고 있다”면서 “동대문야구장이라도 있었다면 이렇게 고민되지 않았을 것”이라고 분통을 터뜨렸다. 서울시는 지난 2007년 야구계의 강한 반발에도 불구하고 동대문야구장을 철거한 바 있다.

엘지, 두산 두 구단은 일단 한국야구위원회(KBO)와 합동 테스크포스(TF) 팀을 만들어 현안에 대응하기로 했다. 야구위 측은 “두 구단이 잠실주경기장을 리모델링해 임시 구장으로 사용하는 것을 원하고 있다. 이에 서울시와 계속 협의해나갈 것”이라고 했다.

한편, 국내 최대 규모 민간투자사업인 ‘잠실 스포츠·마이스(MICE) 복합공간 조성사업’은 송파구 잠실종합운동장 일대 약 35만㎡ 땅에 전시·컨벤션(12만㎡) 및 야구장 등 스포츠·문화시설과 업무·숙박·상업시설 등을 조성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애초 한강 쪽으로 3만3천석 규모의 개방형 야구장을 짓기로 되어 있었는데 지난해 허구연 총재 취임 뒤 돔구장 건설로 방향이 바뀌었다.

김양희 기자 whizzer4@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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