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송파구와 경기 김포 등 세 군데서 일가족 5명이 숨진 채 발견되는 사건이 발생한 지난 23일 일가족 중 남편과 시어머니, 시누이가 숨진 채 발견된 송파구의 주거지에 폴리스라인이 설치돼 있다. 연합뉴스
서울과 경기 김포시 일대 3곳에서 일가족 5명이 숨진 채 발견된 가운데, 아파트에서 투신한 여성의 시어머니와 딸의 사인이 목 부위가 압박된 질식사로 보인다는 1차 구두 소견이 나왔다. 숨진 5명 중 2명에 대한 타살 정황이 나온 것이다.
서울 송파경찰서는 국립과학수사연구원 서울과학수사연구소가 투신한 40대 오아무개씨 외 가족 4명의 주검을 부검한 결과, 시어머니는 ‘목 부위 외력이 가해진 상태인 경부압박질식사’, 딸은 ‘외력에 의한 경부압박질식사’라는 1차 구두 소견을 냈다고 25일 밝혔다. 이밖에 남편과 시누이한테는 타살 정황이 확인되지 않았다.
국과수는 아울러 “기타 사망에 이를만한 특이 손상은 발견되지 않았고, 약독물 등 정밀감정도 진행할 것”이라며 “해당 결과는 한 달 정도 소요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앞서 경찰은 지난 23일 서울 송파구 잠실동 한 아파트에서 오씨가 아침 7시30분께 추락해 숨졌다는 신고를 받고 수사에 착수했다. 오씨는 사망 전 김포의 한 호텔에서 초등학생 딸과 묵은 것을 파악하고 호텔로 갔지만 딸은 숨진 상태였다. 또, 오씨의 남편과 시어머니, 시누이도 같은 날 오씨와 딸 등과 다 같이 거주하던 서울 송파구 송파동 한 다세대주택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은 오씨 사망시점보다 하루 앞선 지난 22일 오후 또는 밤께 사망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경찰은 이들이 최근 채권·채무 문제로 갈등하다 극단적 선택에 이른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송파경찰서는 지난 6월 오씨의 지인 3명이 ‘2억7000만원 가량 피해를 보았다’며 오씨를 사기 혐의로 고소하는 등 오씨가 수억원대 빚에 시달리고 있었다고 밝혔다. 아울러 1년간 도시가스 요금 약 190만원을 체납했던 이들은 최근 주거지 인근 주민센터에 기초생활수급자가 될 수 있을지 문의했지만, ‘기준에 맞지 않는다’는 답을 들었다.
윤연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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