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발사주 의혹’으로 재판에 넘겨진 손준성 서울고검 송무부장이 8월21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동수 전 대검찰청 감찰부장이 5일 ‘고발 사주’ 의혹 사건의 증인으로 나와 ‘4월3일 고발장’이 윤석열 당시 검찰총장 부속실에 보고됐다고 주장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재판장 김옥곤) 심리로 열린 손준성 검사장(당시 대검 수사정보정책관)의 공무성비밀 누설 등 혐의 공판에 한 전 부장은 증인으로 출석해 “4월3일 고발장이 전달되기 전에 손 검사장이 (검찰총장실) 부속실 실무관과 메신저를 하기도 했다”고 밝혔다. 앞서 한동훈 법무부장관(당시 부산고검 차장검사), 권순정 법무부 기획조정실장(당시 대검 대변인), 손준성 검사장이 단체대화방에서 메시지 53건을 주고받았다는 사실이 드러났으나, 손 검사장이 고발장 전달을 앞두고 검찰총장 부속실에 보고했을 가능성이 제기된 것은 처음이다.
한 전 부장은 “(고발장이 당시) 윤(석열) 총장의 승인을 받고 나가고, 한(동훈) 검사가 공모할 가능성에 객관적 근거를 생각해 봤다. 고발 사주 사건에 대해 손준성 (검사)가 매일 아침 직보하고, 수정관실에서 관여한 강력한 간접사실들이 있다. 휴일에도 윤 총장이 권순정 대검 대변인, 손준성 검사와 수정관실에서 점심때 만나는 등 굉장히 밀접한 관계가 있었다”고 말했다. 한 전 부장은 김오수 검찰총장 시절에 고발 사주 관련 의혹을 조사한 자료를 보고받으면서 이를 알았다고 한다.
한 전 부장은 “고발장 내용 측면에서 윤석열 총장을 탄압받는 존재로 부각했고 배우자 김건희 주가조작·한동훈 검사의 채널A 사건이 무고하다는 내용이 담기는 등 당사자성이 강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고발장의 형식상 검찰 공소장 문구가 들어갔다는 점, 주된 사례를 요약하는 방식이 검찰과 같다는 점을 느꼈다”고도 했다.
고발 사주 의혹은 윤석열 당시 검찰총장에 비판적인 인사를 고발하라고 검찰이 야당에 고발을 사주했다는 게 주요 얼개다. 2020년 4월3일 오전 10시12분께, ‘손준성 보냄’이라는 표기가 달린 텔레그램과 고발장을 김웅 미래통합당 국회의원 후보자를 거쳐 고발 사주 사건의 제보자인 조성은씨에게 전달된 것으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는 보고 있다. 4월3일 고발장 내용에는 지아무개씨가 거짓 제보를 했고 범여권 인사와 친정부 성향 자들이 허위 보도를 했다는 주장 외에도 “김건희(윤 전 총장의 부인)는 불법적인 주가조작에 관여한 사실이 없었고, 한동훈 검사장은 채널에이 기자를 시켜 이철에게 유시민 이사장의 비리를 진술하라고 설득한 사실이 없었고, 지○○(제보자X)은 한동훈 검사의 음성녹음을 청취한 사실도 없었다”는 내용이 나온다.
한 전 부장은 2019년 10월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사퇴 직후 감찰부장에 임명됐다가 지난해 7월 스스로 물러났다. 손 검사장 변호인의 반대신문은 오는 30일에 열린다.
이정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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