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관악구 일대 한 모텔 방에 설치된 환풍기 내부에서 발견한 아이피(IP)카메라. 서울관악경찰서 제공.
서울 관악구 일대 숙박업소에 불법카메라를 설치해 280여명의 투숙객들을 몰래 촬영하고 시청한 20대 중국인 남성이 구속 송치됐다.
10일 서울 관악경찰서는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 혐의로 ㄱ(27)씨를 구속해 지난달 26일 검찰에 넘겼다고 밝혔다. 성폭력범죄의 처벌등에 관한 특례법상 피의자는 7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경찰 조사 결과, ㄱ씨는 지난 4월부터 8월까지 서울 관악구 신림동과 봉천동 일대 모텔 3곳, 7개 객실 내 천장 환풍구, 컴퓨터 데스크톱의 이어폰 단자함 등에 아이피(IP)카메라를 설치했다. ㄱ씨는 설치한 카메라에 상시 전원이 들어오도록 한 뒤, 관련 기기 앱을 이용해 숙소 내 성관계 및 나체 영상을 촬영하고 시청한 혐의를 받는다. 현재까지 확인된 영상만 140만개고, 피해자는 280여명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서울 관악구 일대 한 모텔 방에 설치된 컴퓨터 본체 내부에서 발견한 아이피(IP)카메라. 서울관악경찰서 제공.
경찰은 “지난 5월 관악구 일대 한 모텔 투숙객의 신고로 사건을 인지하고 수사를 시작했다”며 “피의자가 머물렀던 관악 일대 숙소 이외 인천, 부산의 숙소도 전부 조사했지만, 불법카메라가 발견된 건 관악구 일대 모텔 3곳이었다”고 밝혔다.
ㄱ씨는 경찰 진술 조사에서 “호기심에 설치했고, (설치하면) 언제든 시청할 수 있어서 그랬다”는 취지로 얘기한 것으로 파악됐다. ㄱ씨는 2017년 2월 일반관광 단기 체류 신분으로 국내에 입국한 뒤 “한국에서 돈을 더 많이 벌 수 있다”는 이유로 귀국하지 않고 미등록 체류자 신분으로 공사장 등 현장 일을 해 온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현재까지 해당 영상이 유포되거나 판매된 정황은 없었다고 밝혔다. 경찰은 “피의자가 해당 영상을 유포하거나 판매하지 않았다고 진술했지만, 판매나 유포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계좌 추적을 하는 등 추가로 관련 수사를 이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윤연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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