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의사 연봉이 전체 노동자 평균 임금보다 최대 6.8배 높아 경제협력개발기구(오이시디·OECD) 회원국 가운데 그 격차가 가장 큰 것으로 나타났다.
12일 오이시디가 최근 공개한 ‘한눈에 보는 보건의료 2023’ 보고서를 보면 한국 개업 전문의 연봉 수준이 전체 노동자 평균보다 6.8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의원이나 병원에 소속돼 월급을 받는 봉직 전문의 연봉은 전체 평균 대비 4.4배 높게 나타났다. 이 같은 격차는 오이시디 회원국 중 비교 가능한 자료가 있는 33개국 가운데 가장 큰 수준이다.
다만 일반의의 경우에는 개업의 연봉이 전체 평균 대비 3배, 봉직의 연봉이 2.1배 높게 나타났다. 이는 나머지 회원국에서 나타나는 일반의와 전체 노동자 평균 연봉 간 격차와 비슷한 수준이다.
반면 의사 수는 오이시디 평균보다 적다. 인구 1천명당 의사 수는 한국이 2.6명으로, 오이시디 평균인 3.7명에 크게 못 미쳤다. 2021년 기준 의대 졸업생 수도 인구 10만명당 7.3명에 불과해 오이시디 회원국 중 세번째로 적었고, 회원국 평균인 14.2명에 못 미쳤다.
2021년 기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내 의사들의 연봉 수준이 고용 형태와 전문의 여부 등에 따라 전체 노동자 평균 임금 대비 몇 배에 이르는지 나타낸 그래프. 오이시디 보고서 갈무리
부족한 의사 숫자에도 불구하고 진료 수요는 높아 의사 1명당 업무 부담도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2021년 기준 한국인들은 1년에 평균 15.7번 의사에게 대면 진료를 받았다. 이는 오이시디 회원국 중 가장 높은 수치로, 회원국 평균은 5회에 불과하다. 인구 1천명당 병상 수도 한국은 12.8개로 오이시디 평균인 4.3개를 훌쩍 넘겼고, 평균 입원 일수도 18.5일로 오이시디 회원국 중 가장 길었다. 그 결과 1년에 의사 1명이 대면 진료하는 환자 수는 한국이 평균 6113명으로 오이시디 회원국 중 가장 많았다. 이는 오이시디 평균인 1788명의 3배가 넘는 숫자고, 한국 다음으로 의사 1명이 진료하는 환자 수가 많은 일본(4288명)을 크게 앞질렀다.
한편 한국은 전체 의사 가운데 여성 의사가 차지하는 비중도 오이시디 회원국 중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2021년 기준 한국의 여성 의사 비중은 25%로 23%를 기록한 일본보다는 높았지만, 오이시디 평균인 50%의 절반에 못 미쳤다.
남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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