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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 감동, 크게 기억하고픈 LG팬들…“신문 4부 16만원” 매물도

등록 2023-11-15 17:20수정 2023-11-15 18:49

11월14일치 스포츠신문 ‘품귀’
수십배 올린 ‘웃돈 거래’도 극성
13일 LG 트윈스가 한국시리즈에서 우승하자 15일 중고거래 플랫폼 ‘중고나라’에 올라온 14일치 스포츠신문 판매글. 중고나라 갈무리
13일 LG 트윈스가 한국시리즈에서 우승하자 15일 중고거래 플랫폼 ‘중고나라’에 올라온 14일치 스포츠신문 판매글. 중고나라 갈무리

지난 14일 서울 동작구에 사는 회사원 조아무개(35)씨는 10대 시절부터 엘지(LG) 트윈스의 열혈팬인 남편을 위해 동네 편의점 4곳을 돌아다니며 발품을 팔았다. 전날 엘지가 1994년 이후 29년 만에 한국시리즈에 우승한 소식을 전면에 실은 14일치 스포츠신문을 선물하기 위해서였다. 그러나 끝내 스포츠신문은 구하지 못하고 대신 1면에 엘지 우승 사진만 실린 일간 신문을 사서 선물했다.

서울에 사는 30대 직장인 김아무개씨도 14일치 스포츠신문 구하기에 실패했다. 13일 김씨는 비록 경기장에는 못 갔지만 엘지의 가을 야구 상징인 유광 점퍼를 입고 텔레비전으로 경기를 보며 엘지 우승의 기쁨을 만끽했다. 김씨 역시 스포츠신문을 사기 위해 발품을 팔았지만 결국 구하지 못했다. 김씨는 일간신문 1면에 실린 엘지 우승 사진을 보며 아쉬움을 달래야 했다.

15일 엑스(X·옛 트위터)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와 온라인 커뮤니티를 보면 이들처럼 14일치 스포츠신문을 소장하고 싶었지만 구하기가 쉽지 않았다는 글이 연달아 올라와 있다. 한 누리꾼은 “편의점 4곳을 다녀왔는데 스포츠신문은 아예 안 보인다”며 한탄했고, 또 다른 누리꾼 역시 “스포츠신문은 씨가 말랐다”며 스포츠신문 대신 산 일간신문 사진을 올렸다. 본인이 사는 지역에는 스포츠신문을 팔지 않는다며 대리구매를 요청하기도 하고, 시내 가판대는 물론 신문 보급소까지 연락했다는 이들도 있었다.

중고거래 플랫폼 ‘당근마켓’(왼쪽, 가운데)에 올라온 스포츠신문 판매글과 ‘중고나라’에 올라온 스포츠신문 판매글(오른쪽).
중고거래 플랫폼 ‘당근마켓’(왼쪽, 가운데)에 올라온 스포츠신문 판매글과 ‘중고나라’에 올라온 스포츠신문 판매글(오른쪽).

엘지 팬들이 유독 스포츠신문을 찾는 데는 이유가 있다. 일간신문들이 정치·사회 분야 주요 기사를 1면에 배치하고 엘지 우승은 사진으로만 처리한 반면 스포츠신문들은 광고까지 내려가며 엘지 우승 기사로만 1면을 채웠기 때문이다. 실제로 한 스포츠신문사 야구 담당 기자는 14일 엑스에 글을 올려 “오늘자(11월 14일) 1면 과감하게 1면 하단 광고를 뺐다. 그리고 특집으로 충실히 만들었다”며 홍보를 하기도 했다.

14일치 신문뿐 아니라 15일치 신문도 덩달아 인기다. 엘지에서 우승 기념 전면 광고를 내보내자 이 역시 기념으로 소장하고자 하는 팬들이 있기 때문이다. 전면광고에는 우승 직후 그라운드에서 기뻐하는 선수들의 모습과 “아낌없는 응원을 보내주신 팬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는 등의 메시지가 담겼다.

중고거래 플랫폼 중고나라에 올라온 10월4일치 스포츠신문 판매글. 중고나라 갈무리
중고거래 플랫폼 중고나라에 올라온 10월4일치 스포츠신문 판매글. 중고나라 갈무리

앞서 지난 10월3일 엘지가 정규시즌 1위를 확정한 다음날 ‘LG, 29년 만에 정규시즌 우승’이라는 제목과 함께 선수들이 환호하는 사진을 1면에 대문짝만하게 실은 10월4일치 스포츠서울 지면도 팬들에게 입소문이 나서 ‘품절 대란’이 벌어졌다. 이에 스포츠서울은 특별판 2000부를 추가 제작해 배포하고, 지면을 보는 각도에 따라 사진이 바뀌는 렌티큘라 포토 카드로 만들어 팬들에게 판매하기도 했다.

이같은 스포츠신문 품귀 현상을 등에 업고 수십 배에 달하는 값을 부르는 ‘되팔이’도 극성이다. 스포츠신문 1부의 가격은 1000원대인데 중고거래플랫폼인 ‘당근마켓’과 ‘중고나라’에는 1부에 1만원 또는 3부에 5만원에 판다는 글들이 여러 개 올라와 있다. 한 판매자는 4부에 16만원에 팔겠다는 글을 올리기도 했다. 이에 누리꾼들은 “엘지 팬들이 호구냐”, “너무한다” 등의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이유진 기자 yj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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