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코드 도둑질’ 공시생 집에 685장 상품권…“수집벽 있어서”

음영조절 등으로 모바일 상품권 바코드 복원, 지류상품권으로 바꿔

바코드가 노출된 게시글. 서울 광진경찰서 제공

중고거래 앱에 올라온 모바일 상품권의 가려진 바코드를 복원해 실물 상품권으로 대거 교환한 30대 남성이 검찰에 넘겨졌다.

서울 광진경찰서는 3000만원 상당의 모바일 상품권을 실물 상품권으로 무단 교환한 양아무개(34)씨를 컴퓨터 등 사용사기 등의 혐의로 지난 11일 서울동부지검에 불구속 송치했다고 밝혔다.

양씨는 지난해 1월부터 올해 5월까지 약 300명이 중고거래 앱에 올린 모바일 상품권의 바코드를 복원한 뒤 서울·경기 지역 백화점 여러 곳에서 3000만원 상당의 종이 상품권으로 교환한 혐의를 받는다.

중고거래 앱에 거래를 위해 모바일 상품권을 게시할 때 무단 사용을 막으려고 바코드를 검게 칠하는데, 양씨는 가려진 부분 위로 일부 바코드가 노출되는 점을 노렸다. 양씨는 노출된 바코드의 일부를 길게 늘여 전체 바코드를 복원하거나 포토샵으로 음영을 조절해 가려진 부분을 확인한 것으로 조사됐다.

서울 광진경찰서가 지난 5월17일 양아무개(34)씨의 주거지 압수수색 과정에서 발견한 상품권. 광진경찰서 제공

경찰은 양씨를 범인으로 특정한 뒤, 지난 5월17일 부모 집을 압수수색하다가 3000만원 상당의 백화점 상품권 685매를 현장에서 확인했다. 압수한 상품권의 바코드를 역추적했더니 이미 여러 경찰서에 접수된 피해 상품권의 바코드였다. 경찰 조사에서 양씨는 범행 동기에 대해 “수집병이 있다”고 진술했다. 실제 양씨는 교환한 실물 상품권 중 대부분을 사용하지 않고 보관 중이었다. 광진경찰서 사이버수사팀은 “중고거래 시 바코드를 아예 올리지 않아야 한다”고 당부했다.

윤연정 기자 [e-mail] 김채운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