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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현장에서] 대추리 군 동원 ‘나쁜 선례’ 될라

등록 2006-05-08 18:58수정 2006-06-09 15:54

김도형 기자
대추리 미군기지 이전터에 대한 군 당국의 행정대집행이 전격 실시된 지난 4일, 군의 공보장교들은 ‘5·18 이후 군이 나온 게 처음 아니냐’는 기자의 질문에 한결같이 펄쩍 뛰었다. 군 관계자들의 민감한 반응은 충분히 이해가 간다. 군으로서는 5·18은 다시 기억에 떠올리기 싫은 아픈 상처다. 경비병력을 출동시킨 것만 갖고 5·18과 비교되는 게 군으로서는 억울함을 느낄 법도 하다.

그러나 시간이 지날수록 ‘와이(Y)지원 작전’으로 명명된 이번 군 투입이 ‘나쁜 선례’를 만들었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힘으로 상대를 제압하도록 훈련된 군의 속성상, 군 투입은 결국 대화와 타협 대신 물리적 마찰과 충돌의 가능성을 더 높이기 때문이다.

우려는 현실로 드러나고 있다. 윤광웅 국방부 장관은 지난 4일 담화문에서 “군은 철조망을 만들고 경계근무만 하기 때문에 주민들과 직접 접촉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불행히도 이런 예상은 빗나갔다. 철조망을 둘러싼 공방 과정에서 장병 수십명이 다치자 군도 대응수준을 높이고 있다.

군은 애초 경계병력을 모두 비무장으로 하겠다고 공언했다. 그러나 길이 80㎝의 진압봉을 지급한 데 이어 전투경찰이 사용하는 더 강력한 진압장비도 지급하기 시작했다. 대추리 경계를 맡고 있는 일선 부대 쪽에서도 합동참모본부와 국방부에 진압장비 보강을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렇다면 강력한 장비만으로 대추리 철조망은 지켜질 수 있는 것일까? 강한 대응은 강한 반발을 부를 뿐이다. 어떤 경우에도 민과 군이 직접 충돌하는 것만은 막아야 한다는 게 역사가 우리에게 가르쳐준 교훈이다. 국방부를 비롯한 정부당국은 이제라도 낮은 자세로 주민들과 진솔한 대화에 나서야 한다.

김도형 기자 aip20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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