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나가노현 오타리 무라의 주니사와 계곡에 설치된 사방댐. 이 댐은 높이 14m, 폭 86m 규모로, 1995년 산사태로 인명 피해를 겪은 뒤 만들어졌다. 오타리/이종근 기자 root2@hani.co.kr
전국 6곳서 98년부터 모니터링 연구 진행
지반 움직일 기미 보이면 대피등 예방조처
비용 커 전국 확대 주저…한국은 연구중단
지반 움직일 기미 보이면 대피등 예방조처
비용 커 전국 확대 주저…한국은 연구중단
[한·일 전문가 수해현장 입체진단]
제2부 ‘방재 선진국’ 일본을 가다 : ① 끝없는 예방이 살 길
산지가 70%인 만큼 산사태가 많은 일본에서는 최근 광섬유를 이용한 산사태 감지체계를 개발해 응용단계에 들어갔다. 방재를 담당하는 국토교통성은 산간지역의 인명과 도로 보호 차원에서 1998년부터 시범적으로 대학과 기업으로 구성된 컨소시엄 여섯 곳을 선정해 전국 여섯 곳에서 ‘광섬유 센서를 활용한 사면 모니터링에 관한 연구’란 주제로 실험을 하고 있다.
주요 연구개발 항목은 △비탈면(사면) 붕괴 형태별 예측방법과 광섬유센서 요구성능 검토 △광섬유센서로 사면을 감시·계측하는 기술 개발과 현장실험으로 검증하기 △감시·계측체계 운용방법 구축 등을 연구하고 있다.
이 계측체계는 산사태 위험도를 등급으로 구분한 ‘위험 지도’ 작성에 따라 도로 절개면이나 자연 비탈면 가운데 산사태 위험지역으로 지정된 곳에 센서 구실을 하는 광섬유를 깔거나 별도의 센서를 설치한 뒤 광섬유로 연결해 비탈면의 옹벽이나 연구실에 설치한 판독기를 이용해 미세한 땅의 변화까지도 탐지하는 것이다. 지반이 움직일 기미가 보이면 전문가들이 현장에 가서 예상되는 산사태 범위와 규모를 판단한 뒤 주민 대피 또는 비탈 안정조처 등 예방조처를 취하게 된다.
일본은 이를 이용해 산사태를 사전에 탐지하는 효과를 거뒀다. 남부 미야자키현에 설치한 광섬유 센서로 땅이 10m 가량 이동한 사례를 미리 감지해 산사태를 막는 등 2~3곳에서 미리 감지하는 성과를 거두기도 했다. 그러나 일본도 2억5천만~3억원이 드는 판독기 구입비 부담 때문에 이를 전국으로 확대하는 데는 망설이고 있다.
일본은 또 2003년께 위성항법장치(GPS)를 이용한 산사태 예측기법도 시도했으나 비용이 너무 많이 들어 지금은 중단했다고 한다.
한국에서도 광섬유를 이용한 계측 시스템을 2001년 도입해 한국건설기술연구원 등에서 도로 주변의 인공사면에 대한 실험에 들어갔으나, 막대한 비용이 들어 1년 만에 중단했다. 광섬유 센서는 미세한 변화를 알 수 있으나 비용이 많이 드는 반면, 효과는 그리 크지 않다는 판단을 내린 것이다. 그 대신 철근을 철사로 연결해 비탈에 설치한 뒤 사면의 변화를 측정하는 옛날 방식으로 회귀했다.
이 연구에 참여했던 한국건설기술연구원 백용 박사는 “한 비탈면에 하나의 판독기를 설치해야 하는 단점을 개선해 판독기 하나로 여러 비탈면을 분석하는 실험을 추진하고 있으나 비용 등 연구 여건이 마련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김학준 기자 kimhj@hani.co.kr
제2부 ‘방재 선진국’ 일본을 가다 : ① 끝없는 예방이 살 길
이 연구에 참여했던 한국건설기술연구원 백용 박사는 “한 비탈면에 하나의 판독기를 설치해야 하는 단점을 개선해 판독기 하나로 여러 비탈면을 분석하는 실험을 추진하고 있으나 비용 등 연구 여건이 마련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김학준 기자 kimhj@hani.co.kr
관련기사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