못다 소개한 대안생활백서
못다 소개한 대안생활백서
변기통에 벽돌넣기, 아침밥 챙겨먹기…지금 시작해봐요
지난 9월2일 ‘착한 커피’의 향기와 함께 시작된 ‘대안생활백서’ 연재는 넉달여 동안 모두 열아홉건의 대안적 삶을 소개했다. 일상에 파묻혀 미처 몸으로 옮기지 못할 뿐, 작은 의지와 관심만으로도 실천이 가능한 사례들이었다.
반향도 적지 않아, ‘착한 커피’는 소개된 뒤 판매량이 급증했고 공정무역에 대한 관심을 높이는 계기가 됐다. ‘지구입양 프로젝트’(2회)도 학생들의 수업 내용으로 활용되는 사례가 늘고 있다. ‘남자들이여 앉아서 일봅시다’ 등 사이버 공간에서 화제와 논란의 주인공이 된 대안생활백서도 많았다.
미처 소개하지 못한 대안생활백서도 숱하다. 새롭고 의미있는 사례를 먼저 소개하려다 보니 뒤로 미뤄진 탓도 있고, 때론 적당한 시기를 기다리다 다루지 못한 것도 있다. 물을 아끼기 위해 변기통에 벽돌이나 빈 페트병을 넣어 두자는 것은 이제 상식이다. 환경을 생각한 겨울철 내복입기, 대중교통 이용, 손수건 챙기기 등도 마찬가지다.
특정한 시기를 계기로 한 작은 실천의 아이디어도 풍부하다. 3월3일 납세자의 날, 하루쯤 내가 내는 세금이 얼마인지 계산해 보고 혹시 낭비되는 예산은 없는지 살펴보면 좋을 것이다. 지방의회에 관심을 두는 계기가 될 수도 있다. 정보통신의 날인 4월22일을 거꾸로 ‘접속하지 않는 날’로 삼아 휴대전화, 인터넷 등에 종속된 우리의 삶을 되돌아 볼 수도 있다.
여러가지 체험 행사도 주변을 배려하고 함께 살아가는 법을 배울 수 있는 기회다. 하루쯤 스스로 장애인이라 생각하고 동네를 산책하며 장애인들이 느낄 불편할 사항을 점검해 행정기관에 개선을 건의해 보는 것도 작은 실천이다. 무거운 옷을 껴입고 임산부의 고단함을 직접 느껴봐도 좋을 것이다.
시장 개방과 줄어드는 농산물 소비로 고통받는 농민을 위해 아침밥을 챙겨먹는 습관을 기를 수도 있다. 4500만명이 일년에 쌀 소비 1㎏을 줄이면 1만 가구의 농가가 논농사를 포기하게 된다는 통계가 있다. ‘미래를 위한 실천’은 이처럼 나와 주변을 돌아보는 데서 시작된다.
이재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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