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재관람료 외국의 경우

충남 공주시 계룡산 동학사 매표소 앞에서 사찰 징수요원이 18일 오후 등산객들한테서 문화재관람료를 받고 있다. 강창광 기자

입장은 무료…절내 중요시설만 돈 받아

외국의 종교 문화유산은 그 시설이 지금도 종교활동 장소로 쓰일 경우 입장료를 받지 않는 것이 일반적이다. 해당 시설을 관리하는 특정 종단에서 입장료를 받는 관행은 더욱 찾기 어렵다. 대신에 세계문화유산이나 국가지정 문화재로 지정된 전각, 조형물 등이 있을 경우 정부가 ‘박물관 개념’을 적용해 관리비 용도의 돈을 받는 경우는 적지않다.

일본의 경우 신사, 절 등은 원칙적으로 무료입장이다. 단 우리와 달리 철저한 개인 소유인 사찰들은 ‘하이켄료(배견료)’라고 해서 불상 보살상 등의 중요한 문화재가 있는 절내 전각 몇곳에 한해 별도 관람료를 받는 경우가 많다. 세계문화유산인 일본 나라 지방의 호류지나 야쿠시지처럼 문화재가 많은 절은 경역 전체를 배견료를 내고 들어가기도 한다. 하지만 문화유산의 수량, 경중에 따라 관람료 유무와 수준이 예외적인 형태로 정해지는 것으로, 국내 사찰의 입장료 개념과는 다르다고 전문가들은 설명한다.

또다른 거찰인 나라 도다이지도 원칙적으로 무료 입장이나 국보 불상이 있는 대불전 등 일부 시설만 유료 입장이다. 일본 불교미술에 밝은 민병찬 국립제주박물관 학예연구실장은 “일본인들은 불상을 대할 때 복을 받기 위해 돈을 내야한다는 의식문화가 뿌리깊다”며 “입장료 개념이 아니라 시주하듯이 기분좋게 내는 돈으로 받아들인다”고 설명했다.

인도의 힌두사원이나 아랍권의 이슬람 사원들도 대개 무료 관람이 허용된다. 타지마할 같은 세계문화유산, 중요 국가문화재에 한해 정부에서 박물관 관리비 명목의 입장료를 받는 정도다. 로마, 베니스, 파리 등의 옛 성당들도 종교활동 공간으로 이용되는 시설 자체는 대개 무료 입장이며, 내부의 성화 컬렉션 공간이나 거장들의 명화 전시실에 한정해 입장료를 받는다.

노형석 기자 [e-mail]

공주/강창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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