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사가 ‘유죄 협상’ 시도 의혹…“구형 한 2년만 할까요”

대검，해당검사 전보·감찰

서울동부지검이 수사 중인 ‘제이유 사건’ 피의자에게 거짓진술을 유도했다는 의심을 받고 있는 백아무개 검사가 거짓자백을 받아내려고 피의자와 유죄 협상을 시도했다는 의혹이 추가로 제기됐다. 또 백 검사 외에 다른 검사들도 피의자와 협상을 한 것으로 추정되는 대화 내용도 공개됐다.

<한국방송>은 6일 밤 “구형을 어떻게 하실 겁니까”라는 피의자 김아무개씨의 질문에 “최대한 약하게 해야지. 한 2년? 2년이면 약한 거예요 …. (중략) 집행유예 달라고 1년만 할까요?”라고 대답한 백 검사의 녹취록을 보도했다. 녹취록을 보면 백 검사는 “근데 왜 최○○ 사건을 끄집어내셨어요? 제가 말 안 들으면 저것 가지고 또 하시려고 그랬죠?”라는 피의자의 물음에 “난 할 거예요. 진짜 말 안 들으면”이라고 답했다.

백 검사는 또 “100% 다 빠진다고 보장하기 힘들어요. 아무리 이○○(검사)과의 약속, 황○○(검사)와의 약속이 있어도 힘들다고. 오히려 이거 하나 기소되는 게 나을 수도 있어”라며, 수사팀의 다른 검사들도 피의자와 협상을 한 듯한 말도 했다.

대검찰청은 6일 백 검사를 춘천지검으로 내보내고 특별 감찰에 들어갔다. 김태현 대검 감찰부장은 이날 “감찰부장(검사장급)을 반장으로 한 특별감찰반을 꾸려 감찰에 착수했다”며 “백 검사가 수사한 사건 전반과 감독자들의 지휘 소홀 여부에 대해 철저히 진상을 규명하겠다”고 밝혔다. 특별감찰반에는 중수부 소속 검사 1명이 포함됐다.

대검은 또 제이유 납품업자 강아무개씨가 “무고한 사람을 기소했다”며 백 검사와 부장검사를 상대로 낸 고발장을 접수해 수사를 진행할 방침이다.

지난 5일 “검사로부터 부당한 수사를 당했다”는 강씨의 진정을 받은 국가인권위원회도 해당 부서에 사건을 배당하는 등 조사에 들어갈 계획이다. 국가인권위 이명재 홍보협력팀장은 “상담센터에 접수된 이 사건은 통상적인 부서·조사관 배정 절차와 기초조사를 거쳐 이르면 다음주 초께 서면·현장 조사가 시작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순혁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