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말기 한성부 청사 앞에 서있는 관리들의 모습. 서울시사편찬위원회 <사진으로 보는 서울> 1권에서 발췌
1895년(고종32년) <관보>에 고종~순종 때 공무원 근무시간 실려
여름엔 하루 4시간 근무…일요일 외 공휴일은 모두 8일
여름엔 하루 4시간 근무…일요일 외 공휴일은 모두 8일
조선 고종~순종 때 공무원들의 근무 시간은 현재 공무원들의 근무 시간보다 짧은 하루 6~7시간이었으며, 특히 여름엔 하루 4시간만 근무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이것은 1차 대전 뒤 서유럽과 미국에서 확립된 하루 8시간 노동제보다도 더 짧은 것이다.
이순우 우리문화재자료연구소장이 발굴한 1895년(고종32년) 윤5월12일 <관보>를 보면, ‘관청 집무시한’(공공기관 근무시간)은 곡우(4월20일께)에서 소서(7월7일께) 전날까지는 오전 9시에서 오후 3시, 가을·겨울인 백로(9월8일께)부터 곡우(4월20일께) 전날까지는 오전 10시부터 오후 4시까지 6시간이었다. 여름인 소서(7월7일께)에서 백로(9월8일께) 전날까지는 오전 8시에서 낮 12시까지 4시간이었고, 토요일은 낮 12시까지였다.
이 근무 시간은 대한제국 때인 1908년(순종2년) 양력으로 개정돼 7월4일 <관보>에 다시 실린다. 개정된 내용을 보면, 4~6월과 9~11월 사이엔 오전 9시부터 오후 4시까지 7시간을, 겨울인 12월~3월엔 오전 10시에서 오후 4시까지 6시간 근무했다. 역시 여름인 7~8월은 오전 9시에서 오후 1시까지 4시간만 근무했고, 토요일도 낮 12시까지 근무했다.
이런 근무시간은 현재의 공무원 근무시간인 오전 9시~오후 6시(점심 시간 포함 9시간)보다 봄·가을·겨울엔 2~3시간, 여름엔 5시간 짧은 것이다. 다만 현재의 공무원들은 2005년 7월부터 시행된 공공부문 주5일 근무제에 따라 토요일은 쉰다.
또 일요일 외에 공휴일은 1895년엔 개국기원절(조선 건국일·음력 7월16일), 대군주탄신(고종 생일·7월25일), 서고일(고종 즉위를 종묘사직에 고한 날·음력 12월2일), 12월30일~1월3일 사이 5일 등 모두 8일이었다. 1908년엔 건원절(순종 생일·양력 3월25일·음력 2월8일), 개국기원절(양력 8월14일), 즉위예식일(순종 즉위일·양력 8월27일), 계천기원절(대한제국 선포일·양력 10월12일), 묘사서고일(순종 즉위를 종묘사직에 고한 날·양력 12월18일) 등 5일과 12월19일~1월3일 사이 6일 등 11일이었다. 현재 사흘씩 휴일인 음력 설날과 한가위는 휴일이 아니고, 서양처럼 연말·연시에 긴 휴일을 준다는 점이 눈에 띈다. 현재 법정 공휴일은 15일이다. 이순우 소장은 “여름 근무는 거의 휴가와 비슷했고, 겨울에도 추운 날씨를 고려해 근무시간을 줄인 것으로 보인다”며 “당시 공무원들의 업무량이나 업무 강도는 지금보다 덜했으며, 이런 근무시간은 일제 때까지도 계속된 것 같다”고 설명했다. 2006년 한국 노동자의 하루 평균 노동시간은 8.42시간이며, 1년 노동 시간은 2005년 기준 2294시간으로 보통 1300~2000시간인 경제협력개발기구 나라들보다 훨씬 길다. 하루 8시간 노동제는 1919년 베르사유 조약과 국제노동기구 총회에서 확립됐고, 한국에선 1953년 도입됐다. 김규원 기자 che@hani.co.kr
조선 말기 자신의 집에서 가마를 타고 출근하는 젊은 관리의 모습. 서울시사편찬위원회 <사진으로 보는 서울> 1권에서 발췌
또 일요일 외에 공휴일은 1895년엔 개국기원절(조선 건국일·음력 7월16일), 대군주탄신(고종 생일·7월25일), 서고일(고종 즉위를 종묘사직에 고한 날·음력 12월2일), 12월30일~1월3일 사이 5일 등 모두 8일이었다. 1908년엔 건원절(순종 생일·양력 3월25일·음력 2월8일), 개국기원절(양력 8월14일), 즉위예식일(순종 즉위일·양력 8월27일), 계천기원절(대한제국 선포일·양력 10월12일), 묘사서고일(순종 즉위를 종묘사직에 고한 날·양력 12월18일) 등 5일과 12월19일~1월3일 사이 6일 등 11일이었다. 현재 사흘씩 휴일인 음력 설날과 한가위는 휴일이 아니고, 서양처럼 연말·연시에 긴 휴일을 준다는 점이 눈에 띈다. 현재 법정 공휴일은 15일이다. 이순우 소장은 “여름 근무는 거의 휴가와 비슷했고, 겨울에도 추운 날씨를 고려해 근무시간을 줄인 것으로 보인다”며 “당시 공무원들의 업무량이나 업무 강도는 지금보다 덜했으며, 이런 근무시간은 일제 때까지도 계속된 것 같다”고 설명했다. 2006년 한국 노동자의 하루 평균 노동시간은 8.42시간이며, 1년 노동 시간은 2005년 기준 2294시간으로 보통 1300~2000시간인 경제협력개발기구 나라들보다 훨씬 길다. 하루 8시간 노동제는 1919년 베르사유 조약과 국제노동기구 총회에서 확립됐고, 한국에선 1953년 도입됐다. 김규원 기자 ch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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