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폭행 경찰관 ‘관리대상’ 불구 지구대 근무 계속
범행기간에도 “이상행동 없다” 상부 보고 드러나
범행기간에도 “이상행동 없다” 상부 보고 드러나
속보=부녀자들을 상습적으로 납치·성폭행해 충격을 준 경기 고양경찰서 이아무개(39) 경사는 사생활 등에 문제가 있어 관찰이 필요한 ‘관리대상자’였는데도 경찰은 관리를 형식적으로 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 경사가 강도·강간을 일삼는 동안 그가 근무 중인 지구대의 책임자는 ‘이상한 행동 등은 없는 것’으로 상급기관에 보고했다.
고양서 김상우 청문감사관은 21일 “지구대에서 이 경사를 면담해 결과를 올리면 한 달에 한 번 정도 직접 나가서 만났는데 큰 문제는 없었다”고 밝혔다. 지구대의 동료 경찰관은 “가정 생활은 이야기하지 않으니까 잘 몰랐고, 관리대상자인지는 전혀 눈치채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그는 총기를 다루는 지구대에서 계속 근무할 수 있었다.
경찰 조사 결과, 이 경사는 자신의 형한테 선 빚보증(3억원) 이외에도 사채를 끌어다 썼는가 하면 동료 경찰관들한테도 돈을 빌려 1억원에 가까운 개인 빚을 지고 있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특히 이 경사는 일산경찰서 근무 당시 동료들한테 돈을 많이 빌려 관계가 악화되자 지난해 10월 고양경찰서로 자리를 옮겼다. 그는 범행 당시 가족들과 떨어져 보증금 2천만원에 월세 25만원짜리에 혼자 살면서 비번 때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다.
이 경사는 올해 초부터 강도짓을 해 1500여만원을 뻬앗았으나 지금까지 채무가 전혀 줄지 않아 지난 7월에는 개인회생신청을 한 것으로 확인됐다. 개인회생신청제도란 파산자 가운데 일정한 수입이 있는 사람이 5년 동안 빚을 성실히 갚으면 나머지 빚을 탕감해 주는 제도다.
한편, 일산경찰서는 이날 올 1월부터 최근까지 여성 세 명을 납치해 이 가운데 두 명을 성폭행하고 모두 1500여만원을 빼앗은 혐의(특수강도강간 등)로 이 경사를 구속했다. 경찰은 이어, 이 경사가 진술한 6건의 범죄 가운데 4건은 1∼2월에, 2건은 8월 말∼9월에 각각 벌어진 점을 중시해, 3∼8월 사이에 다른 범죄를 저질렀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이 부분을 집중 조사하고 있다.
고양/김기성 하어영 기자 player009@hani.co.kr
고양/김기성 하어영 기자 player00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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