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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한살배기 놔둔 채…미군 아빠, 500달러 주고 도망

등록 2007-10-19 08:20

2005년 한국에 입국한 아린진 베라노는 미군과의 사이에 낳은 아들 데이브와 함께 동두천시 보산동 아메리칸 앨리에 살면서 미국으로 전출간 아이의 아빠를 상대로 힘겨운 법정 투쟁을 벌이고 있다.
2005년 한국에 입국한 아린진 베라노는 미군과의 사이에 낳은 아들 데이브와 함께 동두천시 보산동 아메리칸 앨리에 살면서 미국으로 전출간 아이의 아빠를 상대로 힘겨운 법정 투쟁을 벌이고 있다.
동두천 필리핀 여성 ‘양육비 법정투쟁’
소송내자 미국 본토로 전출…미군은 침묵만
“주변서 말리지만 아이 위해 끝까지 싸울 것”
“나를 위해서가 아니라 아이를 위해 싸우고 있습니다.”

필리핀 출신인 아린진 베라노(37)씨는 한 살된 아들 아리스 데이브 왓슨과 경기 동두천시 보산동 미 2사단 캠프 케이시와 붙은 ‘아메리칸 앨리’(일명 미국의 뒷골목)에 산다. 모자가 살고 있는 단칸방은 낯선 땅에 남겨진 이들의 유일한 피난처다.

16만원의 사글세도 밀리고 예술흥행비자(E6) 기간도 끝나 ‘불법 체류자’가 된 그는 지금, 빵공장을 다니며 힘겨운 ‘법정 소송’을 진행 중이다.

그는 아들 데이브의 아버지이며 자신과 한 때 동거했던 미2사단 소속의 윌리엄 토마스 왓슨(27)씨를 상대로 지난 5월2일 의정부지원에 친권 행사자와 양육권 지정 및 아들에 대한 양육비로 매달 50만원을 지급하라는 소송을 냈다. 그는 이유를 이렇게 설명했다.

“여자와 성관계만 갖고 아무런 의무도 이행하지 않은채 떠나 버리면 안된다는 것을 (미군들로 하여금) 알게 하고 싶다. 왜냐하면 아직도 많은 미군들이 그렇게 하기 때문이다.”

그가 왓슨씨를 만난 것은 2005년 9월이다. 연예인으로 한국에 입국해 동두천 기지촌인 이른바 ‘턱거리’의 한 클럽에서 미군들을 상대로 주스를 파는 ‘주스걸’로 일하며 매달 6백달러를 받았지만 ‘코리안 드림’을 이룰 곳은 아니었다.

“처음에 클럽 아가씨들이 와서 ‘너 여기서 어떤 일을 할 지 알고 왔어? 여기는 미군들하고 나가서 자야하는 곳이야.” 심지어는 한국인과의 ‘2차’(성매매) 요구도 받았던 그는 한 달여만에 클럽을 나와 식료품공장 등을 떠돌다 왓슨씨를 만나 동거에 들어갔고 아이를 낳았다.

왓슨씨는 자신의 아들을 위해 미국 여권을 만들었지만 이내 다른 필리핀 여성을 만나자 그를 떠났다. 그 사이 왓슨씨가 2차례 준 양육비는 552달러. 소송이 제기되자 왓슨씨는 지난 8월15일 ‘온다 간다’ 말도 없이 미국으로 가버렸다. 새 주소를 알려달라는 그의 요청에 미군은 지금껏 침묵하고 있다.


법무법인 덕수의 이정희 변호사는 “소장을 전달할 주소지 확인도 어렵다”며 “소파 규정상 미군이 민사문제에 협조해야 하지만 이런 경우 적용된 사례도 없고 한국 법원이 양육비 지급 판결을 내려도 다시 미국 법정에서 양육비 지급 절차를 거쳐야 한다”고 말했다.

그 사이 상대 없는 재판은 3차례 열렸다. 그는 “주변에서 미군을 상대로 어떻게 이기냐고 한다. 그러나 내 아이는 ‘하찮은 존재’가 절대 아니다”며 소송을 계속할 뜻을 밝혔다.

이에 대해 미군 쪽은 “이 건은 개인 문제로, 미 대사관을 통해 법적으로 해결해야 한다”고 밝혔다. 동두천/글·사진 홍용덕 기자 ydho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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