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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Hobby가 뭔가요?…행복을 뜻하나요?

등록 2008-02-10 21:14수정 2008-02-10 23:36

인천시립전문대 교수 9명 국외취득 ‘가짜박사’ 드러나
인천시, 시효지나 훈계처분
#1 필리핀의 한 대학에서 교육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는 교수에게 학위를 검증하는 감사관이 영어로 물었다. “생년월일(date of birth)이 언제입니까?” 그러자 교수는 “모릅니다. 질문한 단어(Birth)의 철자를 모르겠는데요”라고 답했다. 감사관이 다시 물었다. “취미(hobby)가 뭔가요?” 이에 교수는 “행복(happy)을 의미하나요?”라고 되물었다.

#2 필리핀에서 철학박사 학위를 땄다고 밝힌 한 교수에게 감사관이 영어로 “간단히 자기 소개를 하시오”라고 말했다. 이에 교수는 “영어를 작게 합니다”(Speak English small)라는 엉터리 영어로 답했다. 감사관은 이어 “어디에 삽니까?”라고 물었지만, 교수는 “모른다”고 답했다. 생일을 묻는 질문에도 교수는 “집중이 안돼서…”라며 말끝을 흐렸다.

#3 1997년 카자흐스탄 국립과학원에서 공학박사를 취득한 실적을 인정받아 정교수로 승진해 재임용된 교수 2명. 이들은 수강 사실이나 성적증명서가 없고 논문도 다른 사람이 대신 써줬다고 감사관에게 털어놨다. 하지만 카자흐스탄에는 당시 국립과학원이란 기관 자체가 존재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유령 박사 학위’로 정년이 65살까지 보장되는 정교수 자리에 앉은 셈이다.

인천시립전문대학 교수 9명이 이처럼 가짜나 엉터리 박사 학위를 받은 사실이 인천시 감사 결과 드러났다. 인천시가 지난 9일 공개한 감사 결과 보고서는 일부 교수들의 도덕 불감증이 얼마나 심각한지 낱낱히 보여주고 있다.

적발된 교수들은 자신의 이름으로 낸 논문조차 번역하지 못했고, 1994~99년 필리핀에 있는 대학 4곳에서 박사 학위를 딴 교수 7명은 출입국 기록과 수강 기록, 논문 승인시험 날짜가 일치하지 않았다. 논문 승인시험이 있었던 달에 출국한 기록이 없는데도 박사 학위를 땄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들은 앞으로도 이 대학에서 계속 근무하면서 학생들을 가르친다. 징계시효(3년)가 지나 처벌할 수가 없다는 것이 이유다. 카자흐스탄에서 가짜 박사 학위를 딴 교수 2명에게 인사기록카드에서 학위 내용을 삭제하도록 지시한 게 전부다.

인천시는 “이 대학이 4년제 대학으로 전환된다는 소문 등이 나오면서 재임용에 불안을 느낀 일부 교수들이 비정상적인 방법을 동원한 것으로 보인다”며 “중징계를 검토했으나 징계시효가 지나 훈계 처분했다”고 밝혔다.

인천/김기성 기자 player00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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