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품·주식 실권 배경 등 조사계획…홍송원씨 네번째 조사
이건희 삼성 회장 일가의 비자금 조성 등을 수사하는 조준웅 특별검사팀은 25일 이 회장 일가를 대신해 국외에서 값비싼 미술품을 사들였다는 의심을 받고 있는 홍송원(55) 서미갤러리 대표를 불러 참고인 진술조서를 작성하는 등 홍라희(63)씨 소환 조사를 위한 준비작업을 했다.
윤정석 특검보는 “홍 대표가 관련 자료를 제출했고, 진술조서를 작성하는 등 조사를 마무리하는 단계”라며 “필요하다면 추가적으로 소환 조사를 할 수 있지만 기초 조사는 끝난 상태”라고 말했다. 특검팀은 이날까지 홍 대표를 네 차례 소환해 △리히텐슈타인의 <행복한 눈물> 등을 구입한 경위와 자금 출처 △삼성가를 대신해 사들인 미술품의 규모 등을 조사했다. 특검팀은 90억원이 넘는 <행복한 눈물> 등의 미술품을 확실한 판매처도 없이 구입했다는 홍 대표의 진술에 허점이 많은 것으로 보고 있지만, 홍 대표는 여전히 비자금 구입 의혹을 받고 있는 작품들을 “내 돈으로 사서 보관해 왔다”고 주장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검팀은 또 홍라희씨가 삼성에버랜드 전환사채 헐값발행 사건의 피고발인임을 감안해, 홍씨를 소환하면 1996년 전환사채 발행 당시 삼성문화재단에 배정된 주식을 실권한 배경 등도 조사할 계획이다. 특검팀은 당시 삼성문화재단 이사장이었던 홍라희씨를 지난 18일 출국금지했다.
한편, 특검팀은 홍라희씨의 미술품 구입에 관여한 것으로 알려진 한용외(61) 삼성사회봉사단 사장의 미국 출국(<한겨레> 25일치 2면)과 관련해 “경영권 불법 승계 사건 관련 피고발인이기도 한데, 출석을 요구했지만 이에 불응했다. 귀국하는대로 조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김남일 기자 namfic@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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