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징완 삼성중공업 사장이 29일 오전 태안 기름 유출사고 피해지역 지원대책을 발표하려고 서울 서초동 삼성중공업 본사 기자회견장으로 들어서고 있다. 신소영 기자 viator@hani.co.kr
생태계 복원·자매결연 등 지원대책 발표
80일 만에 나와…기금 사용 정부와 협의
80일 만에 나와…기금 사용 정부와 협의
삼성중공업이 29일 태안 앞바다 원유유출 사고와 관련해 1천억원의 지역발전 기금을 출연하는 등 피해지역 지원대책을 내놓았다. 사고가 발생한 지 80여일 만의 일이다.
삼성중공업 김징완 사장은 이날 서울 서초동 삼성중공업 본사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피해지역 발전기금 1천억원 출연 △서해연안 생태계 복원활동 적극 지원 △어촌마을 자매결연, 지역소외계층 후원 등 사회공헌활동 지속 추진 등 세 가지 지원대책을 발표했다. 김 사장은 발전기금 1천억원은 정부를 통해 출연하되, 어떻게 사용할 것인지는 정부 관련 부처와 협의를 거쳐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김 사장은 통상적인 지원금을 내게 될 경우 피해배상의 일부로 해석돼 유조선 쪽 보험사가 배상금액에서 삼성중공업의 지원액만큼 차감할 가능성이 있어 발전기금 형태로 출연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김 사장은 “피해대책을 빨리 내놓으라는 지역 주민들의 요구와 주주가치를 지켜야 한다는 상충된 목표 사이에서 고민했으나 주주들도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것이 결국 기업가치를 높이는 길이라는 데 동의할 것으로 생각해 이런 대책을 마련하게 됐다”고 말했다. 발전기금 규모에 대해서는 “주주들 입장도 생각하고 회사의 능력을 감안해서 1천억원이 적정치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대책이 삼성그룹 차원이 아닌 삼성중공업이 단독으로 내놓은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중공업의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4854억원이었다.
삼성중공업은 앞으로 수년 넘게 진행될 서해연안 생태계 복원 활동에서 인적, 물적 지원도 계속하겠다고 밝혔다. 또 삼성그룹 사회봉사단과 연계해 서해지역 100여 마을을 대상으로 자매결연을 맺고 소년소녀 가장과 독거노인 등 소외계층을 지속적으로 후원하며, 서해안 지역에 하계휴양소를 설치해 임직원들이 이곳에서 휴가를 보내게 해 지역경제에 도움을 주겠다는 지원대책도 내놓았다.
김 사장은 “지원이 늦어지게 된 데 대해서 송구하게 생각하며 우리도 처음 있는 일인데다 결정해야 할 민감한 사항들이 많아서 이제야 대책을 내놓게 됐다”고 말했다.
이형섭 기자 sub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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