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완구 충남지사 “무한배상 요구도…실질 도움 필요”
삼성중공업이 내놓은 대책에 대해 태안지역 주민들은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고 이구동성으로 말했다. 또 일부 주민들은 삼성중공업의 출연금이 주민들에게 직접 지급이 되지 않는다는 점을 지적하며 “차라리 받지 말자”는 격한 반응을 하기도 했다.
류광준 태안유류피해 주민투쟁위원회 언론국장은 “1천억원은 지역의 피해 규모에 비춰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고 평가했다. 그는 또 “사고 초기에 진심 어린 사과와 출연 입장을 밝혔으면 모를까 3개월이나 지난 뒤 1천억원을 출연하며 ‘도의적 책임’ 운운하는 것은 명분도, 이치에도 맞지 않는다”며 “주민들은 ‘받지 말자’는 말이 나올 만큼 삼성중공업에 대한 불만이 크다”고 전했다.
유익환 충남도의원은 “지역발전기금 출연은 힘겹게 끼니를 잇고 있는 주민들에게 달가운 대책은 아니다”라며 “또 1천억원 정도의 기금으로 무엇을 할 수 있을지도 의문”이라고 말했다. 강희권 태안참여연대 의장도 “삼성중공업이 사고에 대해 사과하고 피해 장기화에 따른 주민들의 고통을 덜어주려고 대책을 내놓았다는 점은 긍정적이지만 형식과 내용이 아쉽다”며 “삼성그룹 차원에서 배상받지 못한 실제 피해에 대한 보전 약속 등 ‘삼성다운’ 대책을 마련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완구 충남도지사는 이날 오전 박영헌 삼성중공업 부사장을 만나 삼성중공업의 대책을 전달받은 뒤 “태안 등 피해 주민들은 삼성중공업의 무한배상을 요구하고 있어 삼성 쪽 계획을 그대로 수용하기 곤란하다”며 “피해 주민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되는 방안이 나와야 한다”고 말했다.
태안/송인걸 기자 igso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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