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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선조들 삶 담은 사투리 6700개 모아

등록 2008-03-07 19:28

발품 팔아 ‘경북 동남부 방언사전’ 펴낸 정석호씨
발품 팔아 ‘경북 동남부 방언사전’ 펴낸 정석호씨
발품 팔아 ‘경북 동남부 방언사전’ 펴낸 정석호씨
“옛 생활상을 잘 보여주는 정겨운 방언들이 사라지는 게 안타까워 하나하나 메모하며 모았습니다.”

전신전화국 등에서 통신분야 일을 해온 정석호(72·부산 북구)씨가 최근 영천과 경주, 포항 등 경북 동남부 지역 사투리 6700여개를 담은 815쪽 분량의 <경북동남부 방언사전>을 혼자의 노력으로 출간했다.

이 책을 들고 고향인 영천 시청을 찾은 정씨는 “언어는 선조들의 생활상을 느낄 수 있도록 어감까지 잘 보존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어린시절을 보낸 영천 등 경북 동남부지역의 방언을 연구해 펴낸 책을 가장 먼저 소개하고 싶어 고향을 찾았다”고 말했다.

정씨는 연구를 시작한 1994년부터 14년 동안 각 지역의 막걸리 집에서 술잔을 기울이고, 시장을 찾아 쉽게 접하기 어려운 말을 알고 있는 이를 찾아내는 등 발로 뛰어 모은 자료를 정리해 생생한 방언사전을 만들었다.

정씨는 “등잔불로 공부를 하던 시절 등유를 일본 기름이라는 뜻으로 ‘왜지름’이라고 했다”며 “부모들이 가난한 살림에 ‘왜지름 닳는다, 빨리 자라’는 말을 많이 했다”고 회고했다. 또 “이불을 쓰고 떨고 있는 모습이 도둑이 불안해하는 것과 흡사하다 해서 말라리아를 ‘도둑놈 빙(병)’이라고 했다”고 전했다.

정씨는 이 책에서 말에 대한 해석과 설명뿐 아니라 단어가 어떻게 활용됐는지 등 당시 생활상을 적극 반영했다. 또 농기구 등 생활도구의 각 부분을 그림으로 표현하고 일일이 명칭을 소개했다.

정씨는 “앞으로도 연구와 공부를 계속해 방언사전을 보완하고, 변형되거나 사용하지 않고 있는 우리말들을 찾아내는 작업을 계속하겠다”며 밝게 웃었다.


영천/박영률 기자 ylpak@hani.co.kr, 사진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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