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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등하굣길 공포…경찰 수사는 ‘빈손’

등록 2008-03-14 19:31수정 2008-03-15 00:06

실종된 지 78일 만에 숨진 채 발견된 이혜진양이 다니던 경기 안양시 명학초등학교의 학부모들이, 14일 오후 수업을 마친 아이들을 데려가려고 교문 앞에서 기다리고 있다. 김진수 기자 <A href="mailto:jsk@hani.co.kr">jsk@hani.co.kr</A>
실종된 지 78일 만에 숨진 채 발견된 이혜진양이 다니던 경기 안양시 명학초등학교의 학부모들이, 14일 오후 수업을 마친 아이들을 데려가려고 교문 앞에서 기다리고 있다. 김진수 기자 jsk@hani.co.kr
‘혜진양 피살’ 사건
풀리지 않는 실마리
증거·목격자·제보 ‘사건 3요소’ 털어봐도 안나와
단서는 주검뿐…저항흔적 없어 면식범에 무게
경찰 600여명 인근야산서 예슬양 수색 작업

경기 안양시 초등학생 이혜진(10)양이 잔혹하고 엽기적인 방법으로 살해당한 것으로 드러나자, 이양 주변에서는 슬픔을 넘어 공포감마저 일고 있다. 그러나 경찰은 오랜 공개수사와 대대적인 탐문·수색에도 범행의 단서조차 찾지 못하고 있다. 혜진양의 주검은 14일 오후 7시께 유족들에게 인도돼 안양메트로병원 장례식장에 안치됐다.

경기지역 부녀자 실종 피살 주요 사건
경기지역 부녀자 실종 피살 주요 사건
■ 공포 속 등·하교=인터넷 등으로 엽기적인 피살 소식을 전해들은 혜진양의 친구들은 몸서리를 쳤다. 혜진양이 편성된 5학3반 담임 교사 송선주(46)씨는 “오전 내내 아이들이 울어 수업이 제대로 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혜진양의 친구 송지우양은 “너무 슬퍼 말을 하지 못하겠다”며 울먹였다. 이 학교 교사들은 모두 검은 옷을 입고 출근했고, 학교에선 당분간 음악 시간에 노래를 부르지 않기로 했다.

등·하교 시간대 학교 주변은 공포에 질린 어린이들과 걱정스런 모습을 감추지 못하는 학부모들로 넘쳐났다. 학부모 이정인(38·여)씨는 “무서워서 어떻게 아이를 키울지 걱정”이라며 “아이 안전 때문에 맞벌이도 못하게 됐고 놀이터에선 아이들이 사라졌다”고 근심을 털어놨다.

■ ‘사건 해결 3요소’가 없다=경찰은 지각능력이 충분한 두 어린이가 한꺼번에 사라졌지만 ‘단서가 너무 없다’며 혀를 내둘렀다. 대부분 사건은 증거와 목격자, 제보 등 이른바 ‘사건 해결 3요소’가 얽히면서 범행과 범인의 얼개를 짜는 실마리를 제공한다.

그러나 이 중 어느 하나도 발견되지 않고 있다. 어린이 대상 범죄는 보통 협박 전화가 잇따르지만, 지금껏 단 한 건의 전화도 없다. 또 초저녁 인적이 드물지 않은 곳에서 일어난 사건인데도 납치·유괴 정황을 증언하는 목격자도 전혀 없는 실정이다. 두 달이 넘도록 25만 장이 넘는 전단을 전국에 뿌리며 공개수사를 했고 방송·신문 보도가 잇따랐지만 제보는 95건에 그쳤다. 제보 내용도 대부분 ‘수사 방향을 어떻게 하라’는 식의 ‘훈수성’이어서 수사에 별 도움이 되지 못하고 있다.

■ 예슬이를 찾아라=현재 유일한 단서는 혜진양의 주검뿐이다. 경찰은 이날 오전부터 600여명을 동원해 주검이 발견된 수원시 호매실동 과천∼봉담간 고속화도로 주변에서 수색·발굴 작업을 벌이고 있다. 인근 야산을 일일이 파헤치며 함께 실종된 우예슬(8살)양의 유류품 등 흔적을 찾는 데 온 힘을 기울이고 있다.


경찰은 저항 흔적이 조금도 발견되지 않는 점을 들어 면식범 소행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65명의 강력사건 전문 형사를 수사본부에 투입했다. 이들은 어린이들의 집 주변을 중심으로 독신 남성과 우범자, 성폭력 전과자, 정신병력자 등을 대상으로 행적 수사를 벌이고 있다. 이와 함께 범인의 예상 이동경로 도로에 설치된 폐쇄회로텔레비전을 분석하며 용의 차량을 찾고 있다. 실종 당일을 전후해 안양 실종 장소와 수원 암매장 장소 주변에서 사용된 휴대전화번호를 확인하는 통신수사도 진행 중이다.

안양/김기성 정민영 기자 player00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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