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생 살해’ 정씨 수사 새 국면
경기 안양 초등생 유괴·살해범 정아무개(39·구속)씨가 지난 2004년 경기 군포에서 실종된 40대 여성도 살해했다고 자백함에 따라 정씨의 추가 범행에 대한 수사가 새 국면을 맞고 있다. 경기경찰청 수사본부는 23일 “정씨가 2004년 7월17일 밤 11시40분께 군포시 금정동 금정역 부근에서 실종된 여성 정아무개(당시 44살)씨도 ‘금정역 인근 모텔에서 살해한 뒤 시흥시 월곶 포구 다리 밑으로 던졌다’고 진술했다”고 밝혔다. 월곶 포구는 안양 초등생 우예슬(8)양의 주검 일부가 발견된 군자천에서 5㎞ 가량 떨어진 곳이다. 정씨가 용의선상에 오른 다른 부녀자 실종·피살 사건과 관련해 자신의 추가 범행을 자백한 것은 처음이다.
“돈문제로 말다툼뒤 살해…월곶 포구에 유기”
물증 없고 자백에만 의존 경찰수사 진전 의문 ■ 여죄 자백했지만 물증은 없어=정씨는 경찰에서 “(경기 군포에서 실종된 40대 여성과) 모텔 방에서 돈 문제로 말다툼을 벌이다 살해한 뒤 모텔 1층 주차장 한쪽에 주검을 옮겨 놓았다가 승용차를 몰고 와 주검을 버렸다”고 진술했다. 그러나 정씨는 범행 시각과 주검 유기 장소 등에 대해 정확한 진술을 하지 못하고 있다고 경찰은 전했다. 수사본부 관계자는 “정씨가 주검을 모텔 주차장에 놔둔 채 왕복 20분 거리인 집까지 차를 가지러 간 점 등은 납득하기 어려워 정확한 범행 경위를 캐묻고 있다”며 “물증 확보에도 주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정씨는 실종 여성과 마지막으로 네 차례 전화 통화를 한 것으로 드러나 유력한 용의자로 지목됐지만 뚜렷한 물증이 나타나지 않아 풀려났다. 경찰은 당시 정씨가 거짓말탐지기 조사에서 거짓 반응을 보였고, 실종 여성이 자동차를 보유하지 않아 대리운전기사를 부를 이유가 없는 점 등을 확인했다. 그러나 정씨가 ‘대리운전기사로서 통화한 것일 뿐’이라며 혐의를 완강히 부인하자 더는 수사를 진행하지 못했다. ■ 경찰, 정씨 입만 바라보나? =2003년 이후 경기 서남부에서 일어난 부녀자 실종·피살 사건은 모두 8건이다. 하지만 경찰은 정씨가 자백한 사건 이외에는 대부분 연관성이 희박하다고 보고 있다. 정씨가 혐의를 부인하는데다, 여성들이 실종된 당일 정씨의 휴대전화 위치 등이 사건과 관계없는 곳에서 파악됐기 때문이다. 그러나 수사본부의 한 경찰관은 “정씨는 두 어린이를 살해할 때도 휴대전화를 사용하지 않는 등 물증을 남기지 않으려 했다”며 “단순히 휴대전화 등을 통한 현장부재 증명만으로 정씨를 용의선상에서 내려놔선 안 된다”고 말했다. 앞서 정씨는 이혜진(10)·우예슬(8)양 유괴·살해와 관련해 “지난 해 12월25일 오후 4시께 술을 마시고 본드를 흡입한 상태에서 담배를 사러 갔다가 두 어린이를 유괴했다. 환각 상태에서 두 아이를 성추행했고, 이 사실이 알려질까봐 같은 날 저녁 7시께 살해했다”며 범행 일체를 자백했다. 이에 따라 수사본부는 지난 22일 오후 1시10분부터 3시간20분 동안 두 어린이 살해 장소인 정씨의 집과 주검을 버린 곳 등에 대한 현장검증을 마쳤다. 안양/김기성 송경화 기자 player009@hani.co.kr
물증 없고 자백에만 의존 경찰수사 진전 의문 ■ 여죄 자백했지만 물증은 없어=정씨는 경찰에서 “(경기 군포에서 실종된 40대 여성과) 모텔 방에서 돈 문제로 말다툼을 벌이다 살해한 뒤 모텔 1층 주차장 한쪽에 주검을 옮겨 놓았다가 승용차를 몰고 와 주검을 버렸다”고 진술했다. 그러나 정씨는 범행 시각과 주검 유기 장소 등에 대해 정확한 진술을 하지 못하고 있다고 경찰은 전했다. 수사본부 관계자는 “정씨가 주검을 모텔 주차장에 놔둔 채 왕복 20분 거리인 집까지 차를 가지러 간 점 등은 납득하기 어려워 정확한 범행 경위를 캐묻고 있다”며 “물증 확보에도 주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정씨는 실종 여성과 마지막으로 네 차례 전화 통화를 한 것으로 드러나 유력한 용의자로 지목됐지만 뚜렷한 물증이 나타나지 않아 풀려났다. 경찰은 당시 정씨가 거짓말탐지기 조사에서 거짓 반응을 보였고, 실종 여성이 자동차를 보유하지 않아 대리운전기사를 부를 이유가 없는 점 등을 확인했다. 그러나 정씨가 ‘대리운전기사로서 통화한 것일 뿐’이라며 혐의를 완강히 부인하자 더는 수사를 진행하지 못했다. ■ 경찰, 정씨 입만 바라보나? =2003년 이후 경기 서남부에서 일어난 부녀자 실종·피살 사건은 모두 8건이다. 하지만 경찰은 정씨가 자백한 사건 이외에는 대부분 연관성이 희박하다고 보고 있다. 정씨가 혐의를 부인하는데다, 여성들이 실종된 당일 정씨의 휴대전화 위치 등이 사건과 관계없는 곳에서 파악됐기 때문이다. 그러나 수사본부의 한 경찰관은 “정씨는 두 어린이를 살해할 때도 휴대전화를 사용하지 않는 등 물증을 남기지 않으려 했다”며 “단순히 휴대전화 등을 통한 현장부재 증명만으로 정씨를 용의선상에서 내려놔선 안 된다”고 말했다. 앞서 정씨는 이혜진(10)·우예슬(8)양 유괴·살해와 관련해 “지난 해 12월25일 오후 4시께 술을 마시고 본드를 흡입한 상태에서 담배를 사러 갔다가 두 어린이를 유괴했다. 환각 상태에서 두 아이를 성추행했고, 이 사실이 알려질까봐 같은 날 저녁 7시께 살해했다”며 범행 일체를 자백했다. 이에 따라 수사본부는 지난 22일 오후 1시10분부터 3시간20분 동안 두 어린이 살해 장소인 정씨의 집과 주검을 버린 곳 등에 대한 현장검증을 마쳤다. 안양/김기성 송경화 기자 player00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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