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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자원봉사자들 밤늦도록 ‘발품’ “지지후보 돕기 힘들지만 보람”

등록 2008-04-08 20:51

총선을 하루 앞둔 8일 오전 민주노동당 자원봉사자 김한수(23)(사진 오른쪽부터), 봉인권(23), 김선경(25)씨가 서울 관악구 낙성대 근처 재래시장에서 한 시민에게 손으로 기호 4번을 들어 보이며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신소영 기자 <A href="mailto:viator@hani.co.kr">viator@hani.co.kr</A>
총선을 하루 앞둔 8일 오전 민주노동당 자원봉사자 김한수(23)(사진 오른쪽부터), 봉인권(23), 김선경(25)씨가 서울 관악구 낙성대 근처 재래시장에서 한 시민에게 손으로 기호 4번을 들어 보이며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신소영 기자 viator@hani.co.kr
평범한 시민서 운동원으로
“현장토론 가능해 좋았어요”
“무관심층 너무 많아 아쉬워”
“안녕하세요. 부자정부 시대. 확실한 서민정당은 ….”

김한수(22)씨는 손가락 네 개를 쭉 펴며 “기호 4번”을 외쳤다. 서울 관악갑 선거구에서 민주노동당 후보의 자원봉사자로 나선 지 벌써 일주일째. 동료 자원봉사자 봉인원(22)씨가 등을 토닥이며 ‘괜찮다’는 신호를 보내지만, 김씨는 아직도 길거리 홍보를 하는 게 어색하고 쑥스럽다.

4·9 총선 선거운동 마지막 날인 8일. 두 동갑내기 대학생은 오전 10시부터 봉천동 원당시장을 훑기 시작했다. 이제는 제법 능숙하게 시장 상인들한테 말을 건네는 봉씨도 ‘오프라인 선거운동’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는 지난 대선 때 온라인 공간에서 ‘미친 곰돌이’란 대화명으로 민노당을 소개하는 활동을 해 왔다. 봉씨는 “일방적인 주장을 되풀이하는 온라인과 달리 오프라인은 서로 토론이 가능해 좋다”며 “요즘 대학생들이 정치에 무관심하다고 하지만 다 그런 건 아니다”고 말했다.

이날 오후 1시30분. 주부 오정애(42)씨는 노원구 상계 전철역 개찰구 앞에서 동요 <퐁당퐁당>을 개사한 노래 가락에 맞춰 “6번, 6번, 6번, 노회찬!”을 소리 높여 외쳤다. 이 개사곡은 오씨가 직접 아들과 함께 만들었다. 그는 “아들하고 밤새 가사를 만들면서 웃겨 죽는 줄 알았다”며 쉰 목소리를 냈다. 오씨는 1992년까지 한 전자업체 노조에서 전임자로 일하다 결혼한 뒤 평범한 주부가 됐다. 지난 14일 동안 오씨의 기상 시간은 오전 6시였다. 7시부터 출근길 유세를 시작해 9시쯤 집으로 돌아온다. 서둘러 아침을 먹고 11시까지 상계 주공아파트 거북빌딩 4층에 마련된 선거 사무실로 나간다. 하루 일과가 끝나는 시간은 밤 9시께다. 애초 민주노동당 당원이었던 오씨는 ‘분당 사태’ 이후 진보신당으로 당적을 바꿨다. 오씨는 “진보진영 후보에 거부감을 갖지 않을까 우려했는데 유권자들을 직접 만나보면 ‘힘내라’는 사람들이 많다”며 “오늘은 선거운동 마지막 날이니까 밤 10시까지 열심히 뛰어야 한다”고 말했다.

경기 용인 수지에 출마한 윤건영 한나라당 후보의 자원봉사자로 나선 나종남(51·여주대학 겸임교수)씨는 “오늘 잠을 자기는 다 틀린 것 같다”며 너스레를 떨었다. 선거운동 기간 내내 이 지역의 최대 번화가인 풍덕천동 로얄스포츠센터 네거리를 수십 차례 누볐다. 나씨는 “내가 지지하는 지역 일꾼을 뽑기 위해 나서는 것은 당연한 일 아니냐”며 “밤 11시까지 주변 이웃들한테 ‘전화 선전전’을 하는 게 내 마지막 임무”라고 말했다. 그는 “4년 전과 비교하면 선거운동 자체에 무관심한 이들이 너무 많아 아쉬웠다”며 “투표를 하지 않으면 잘못된 정치를 탓할 자격도 없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길윤형 하어영 기자 charism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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