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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박설희] 유등 流燈

등록 2008-05-22 15:25

작가들 운하를 말하다
날마다 별은 무겁게 돌아눕고
사방에서 웅성거림 들려온다
환한 대낮에 보이지 않는 수많은 것들

강물에 등을 띄운다
타오르는 수백 개의 눈

자꾸 기슭으로 달라붙는 눈을
강심으로 밀어 넣는다
눈들이 강바닥을 비추려
제 속의 빛을 끌어 모은다
가물거리는 심지를 북돋우면
눈에서 풍경이 쏟아져 나온다
온갖 수수께끼와 질문들이 뒤섞이면서
물결 위에 이는 파문

파문을 끌고 간다
지느러미 돋아난다
아가미 벌어진다
어둠을 등에 태운다
물살에 파묻히며 지워질 듯


강이 하나씩 눈을 감기 시작한다
물 속에 제 빛을 들여보내고
고요히 한 생을 살러 간다

※ 박설희 = 1964년 강원도 속초 출생. 2003년『실천문학』신인상으로 등단


‘한국작가회의’, 현실주의 작가네트워크인 ‘리얼리스트 100’, 문화연대는 한반도 운하 예정지를 답사하며 훼손 우려에 처한 이 지역의 문화와 자연을 시와 산문에 담기로 했다. 이 답사에 참여한 작가들은 운하 건설의 폐해와 환경·문화의 훼손을 알려내고자 하며 지난 1월 23일 출정식을 가진 바 있다. 작가들은 강 주변을 답사하며 운하 예정지의 문화와 자연, 사람들의 이야기를 르포 형식으로 풀어낼 계획이다. 참여 작가는 한국작가회의 회원이면서 현실주의 작가 네트워크 ‘리얼리스트 100’ 의 회원인 김하돈 (<마음도 쉬어가는 고개를 찾아서>) 작가를 중심으로 소설가 안재성(<장편소설 파업>, <경성트로이카>, <이현상 평전>), 소설가 윤동수 (<바람이 우리를 데려다 주리>), 소설가 이인휘 (<활화산>, <내생의 적들>, <날개달린 물고기>), 시인 박일환(<시집 푸른 삼각뿔>), 시인 문동만 등이다. <인터넷한겨레>는 이들 작가의 답사기와 사진을 싣는다. 편집자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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