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마산시 구산면 수정리 주민들이 지난 28일 마을회관에서 ‘에스티엑스(STX) 조선소 유치·설립에 반대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박수진 취재·영상팀 피디 jjinpd@hani.co.kr
홍세화의 세상속으로
마산시, STX조선자재공장 밀어붙이기
주민들 항의 상경 틈타 ‘반쪽’투표까지 마을 주민들이 다시 모인 건 마산시가 주민투표를 제안했기 때문이다. 주민투표는 주민들이 오래 전부터 요구한 것이었다. 마산시는 묵살했다. 그러던 마산시가 에스티엑스(STX)중공업과 약속한 주민 동의 기한이 다가오니까 주민투표안을 내놓은 것이다. 주민들은 마산시의 ‘꼼수’에 고개를 흔들며 주민투표안 제안을 거부한다고 결정했다. 박석곤(56) ‘수정마을 STX 공동대책위원장’은 “마산시는 일방적이고 졸속적인 주민투표 계획을 철회하라”는 제목의 기자회견문을 낭독했다. 그런데도 30일 주민 160여명이 서울 남대문로 ㈜에스티엑스 본사에 항의하러 간 사이를 틈타, 마산시는 남은 일부 주민들을 상대로 주민투표를 강행했다. 주민들은 그 동안 어떤 일이 있었는지 안다. 지난해 10월 태풍 방지 구조작업을 한다고 하고는 불법적인 생산활동을 했던 것이나, 본디 택지 목적으로 매립한 수정만 공유수면이 산업용지로 탈바꿈된 사실을 안다. 직무유기와 탈법이 있었지만 그러나 주민에겐 힘이 없다. 수정마을 주민들이 ‘다윗’이라면 ‘골리앗’은 마산시장이다. 황철곤 마산시장은 “시장직을 걸고 에스티엑스 유치를 성사시키겠다”고 호언했다. 수정마을 공유수면 매립지에 에스티엑스중공업 조선 기자재 공장이 들어서면, 160억여원의 세수 증대와 3천~5천명의 고용 창출이 기대된다는 것이다. 하지만 주민들의 의견은 다르다. 진해시 죽곡동에 있는 에스티엑스중공업 예를 들며, 마산시의 주장은 과장된 것이라고 한다. 무엇보다 죽곡동이 증언하는 것은 선박 블록(조립용 선박 몸체) 생산 과정에서 발생하는 분진, 소음, 페인트 때문에 공기와 해수가 오염되는 문제이며, 그에 따라 삶의 터전을 잃게 될 마을 주민들의 처지다. 물론 마산시는 주민지원 계획을 발표했다. 마산시의 지원계획 9개항, 에스티엑스의 지원계획 17개항이다. 이주 희망자 이주 보상, 도시가스 공급, 임대아파트 건립, 복지타운·스포츠 타운 조성, 장학재단 설립 등이 가득 있다. 그러나 정작 에스티엑스는 마을 발전기금 40억원을 내놓는다는 게 전부다. ‘비즈니스 프렌들리’와 ‘개발지상주의’로 무장한 마산시가 대신 나서니 뒷짐지고 있는 것이다. 마산시는 ‘마산경제 살린다’는 구호를 앞세워 일부 단체들을 동원하고 11만 시민한테서 에스티엑스 유치 찬성 서명을 받아내, 수정마을 주민들을 압박했다. “약자를 도와 달라고 말하지 않겠어요. 다만 사실만 말해 주세요.” 박 대책위원장은 두 차례나 강조했다. 주민들은 언론을 불신했다. 봉쇄 수도원인 트라피스트수녀원은 이번 일로 세상에 나서지 않을 수 없었다. 장혜경 수녀원장은 말했다. “우리는 끝까지 주민들과 함께할 것입니다.” 홍세화 기획위원 hongsh@hani.co.kr
주민들 항의 상경 틈타 ‘반쪽’투표까지 마을 주민들이 다시 모인 건 마산시가 주민투표를 제안했기 때문이다. 주민투표는 주민들이 오래 전부터 요구한 것이었다. 마산시는 묵살했다. 그러던 마산시가 에스티엑스(STX)중공업과 약속한 주민 동의 기한이 다가오니까 주민투표안을 내놓은 것이다. 주민들은 마산시의 ‘꼼수’에 고개를 흔들며 주민투표안 제안을 거부한다고 결정했다. 박석곤(56) ‘수정마을 STX 공동대책위원장’은 “마산시는 일방적이고 졸속적인 주민투표 계획을 철회하라”는 제목의 기자회견문을 낭독했다. 그런데도 30일 주민 160여명이 서울 남대문로 ㈜에스티엑스 본사에 항의하러 간 사이를 틈타, 마산시는 남은 일부 주민들을 상대로 주민투표를 강행했다. 주민들은 그 동안 어떤 일이 있었는지 안다. 지난해 10월 태풍 방지 구조작업을 한다고 하고는 불법적인 생산활동을 했던 것이나, 본디 택지 목적으로 매립한 수정만 공유수면이 산업용지로 탈바꿈된 사실을 안다. 직무유기와 탈법이 있었지만 그러나 주민에겐 힘이 없다. 수정마을 주민들이 ‘다윗’이라면 ‘골리앗’은 마산시장이다. 황철곤 마산시장은 “시장직을 걸고 에스티엑스 유치를 성사시키겠다”고 호언했다. 수정마을 공유수면 매립지에 에스티엑스중공업 조선 기자재 공장이 들어서면, 160억여원의 세수 증대와 3천~5천명의 고용 창출이 기대된다는 것이다. 하지만 주민들의 의견은 다르다. 진해시 죽곡동에 있는 에스티엑스중공업 예를 들며, 마산시의 주장은 과장된 것이라고 한다. 무엇보다 죽곡동이 증언하는 것은 선박 블록(조립용 선박 몸체) 생산 과정에서 발생하는 분진, 소음, 페인트 때문에 공기와 해수가 오염되는 문제이며, 그에 따라 삶의 터전을 잃게 될 마을 주민들의 처지다. 물론 마산시는 주민지원 계획을 발표했다. 마산시의 지원계획 9개항, 에스티엑스의 지원계획 17개항이다. 이주 희망자 이주 보상, 도시가스 공급, 임대아파트 건립, 복지타운·스포츠 타운 조성, 장학재단 설립 등이 가득 있다. 그러나 정작 에스티엑스는 마을 발전기금 40억원을 내놓는다는 게 전부다. ‘비즈니스 프렌들리’와 ‘개발지상주의’로 무장한 마산시가 대신 나서니 뒷짐지고 있는 것이다. 마산시는 ‘마산경제 살린다’는 구호를 앞세워 일부 단체들을 동원하고 11만 시민한테서 에스티엑스 유치 찬성 서명을 받아내, 수정마을 주민들을 압박했다. “약자를 도와 달라고 말하지 않겠어요. 다만 사실만 말해 주세요.” 박 대책위원장은 두 차례나 강조했다. 주민들은 언론을 불신했다. 봉쇄 수도원인 트라피스트수녀원은 이번 일로 세상에 나서지 않을 수 없었다. 장혜경 수녀원장은 말했다. “우리는 끝까지 주민들과 함께할 것입니다.” 홍세화 기획위원 hongs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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